# 다녀간 자리
#며느리
며느리가 다녀가면
시골집이 조금씩 현대식 문화를 입는다
나는 그냥 어머님 쓰시던 나무도마를
쓰는데
이 실리콘 도마가 걸렸다
^이게 씻기도 가볍고 손목도
안아프고요ㆍ가벼워서 쓰시기도
편하실거여요^
씽크대위에는 투명 비누도 올려졌다
^요즘 손 자주 씻으셔야 해서^^
오래된 플라스틱 개수대 물받이도
어느새 스텐 물받이로 바뀌었고
주방 선반도
각지게 정리돼 있다
냉장고 안도
내가 쓰면 늘 복잡한데
며느리가 다녀가면 헐렁하게
환해진다
정리의 달인ㆍ청소의 달인 이다
법을 전공 해서인지
이름이 규정 이라서 인지
반듯한 걸 좋아한다
6살 민우가 화장실 다녀오면
슬리퍼를 꼭 들어가기 쉽게 벗어놓는다
엄마가 그렇게 하라 했단다
내가 내 아이에게 가르치지 않은 거다
참 신기하다
습관이 인생이 된다는 걸
알게한다
그러면서도 어찌
소리내지 않고 할 수 있을까
다녀간 자리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타올 조차도
호텔처럼 동그랗게 말아놓고
가는 손길
그래서 0순위는 며느리가 오면
그렇게 입이 함박만해지고
커피 타주고
좋아하는 표시가 역력해 지는걸까
사물을
저리 반듯하게 해놓고 가는
내음식을
맛있다ᆢ정말 맛있다
할 줄 아는
다녀간 자리의 든든한 느낌
그래서 뭔가 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내 아들은 참 좋겠다는 느낌
그게 나는
더 좋은 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