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아버지 그리운 아버지

비단모래 2019. 7. 28. 19:47

 

 

 

 

^언니는 아버지 하면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라?^

 

아버지가 잠드신 소영원에 가며

동생이 물었다ㆍ

 

^언니 나는 어릴 때 동상이 걸렸는데

생콩을 씹어 붙여주시던 생각을 잊을수가 없어

얼마나 비릿하셨을까

그래서 금방 나았어^

 

그러며 동생은 수없이 아버지와 감긴 추억을 풀어냈다ㆍ

레코드판에 감겼던 추억은 그리움

보고품까지 품고 애잔하게 흘러 눈물샘을 자극했다ㆍ

 

아버지 돌아가신지 5년

사후신체를 대학병원에 헌체하셔서

(먼저 돌아가신 어머니도)

우리 형제들은 특별한 아픔을 2년이상

더 감수해야했다ㆍ

 

아버지의 몸은 구석구석 의학도 들의

연구목적으로 천 갈래로 갈라졌을 것이다

자다가 얼마나 소스라쳐 놀랐던가

 

그 위대한 아버지와의 추억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게 있을까

 

어린딸 소꿉놀이 할 때 바가지를 동그랗게 오려주신 일

밤 죽정이로 수저 만들어 주신 일

장에 갈때 늘 업고 다니신 일

아카시아 나무에 코스모스 꽃을 꽂아

꽃방망이 만들어 학교갔다 오는 딸을 기다리며 들고 계셨던 일

달력 뒷종이에 흥부놀부 심청전 동화를 써 주시던 일

밤 마다 연필 곱게 깍아 필통에 넣어주신 일

기차사고로 한달 간 누워있는 딸

시간 맞춰 약 달여먹이신 일

머리 빗겨주신 일

연애하는 딸 대문 앞에서 늦도록 기다리신 일

가난한 결혼 생활 하는 딸 다니러가면

한 번도 빈 손으로 보내지 않으신 일

세상에서 내사위가 최고라며 늘 허한 마음 달래신 일

늦게 공부 시작한 딸 등록금 들고 달려오신 일

 

아픈 손자데리고 서울 병원 다니는 딸에게 꼭 우동 한 그릇 먹여 보내신 일

 

단 한마디도 거친말 안하셨고

늘 용기만 주셨고 심신쾌활 전도탄탄하라 기도하시며

자식들 집 산다고ᆢ손주 결혼 한다고

선뜻 아버지 마음을 한없이 베푸신 그 몽

 

그 몸을

세상에 와서 공헌 한 일 없고

자식들 고생만 시켰으니

의학발전을 위해 주고 가고 싶다며

동의서에 도장 찍으라고

내미시던 그 서류에

울연서 찍어야 했던 도장

 

이번 주말 내내 그런 친정 아버지를

추모하며 지냈습니다

내 눈물을 대신 하는 장대비와 함께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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