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지나고 세상은 맹렬하게 추웠습니다.
입춘추위가 장독 깬다고
시골집의 수도를 얼리고
하수구를 얼리고
햇볕이 들지않는 마당 한 켠은 아직도 빙판의 도도한 모습으로
위태롭게 합니다
얼마전 봄까지꽃도 피었었는데
그 얍ㄹ은 꽃잎은 자취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겨울끝자락
실은 오늘이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입니다
어디선가
얼음녹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날
신비로운 희망이 봄을 물고 나타났습니다
수선화 새 순이 쏘옥
두꺼운 땅을 들치고 올라옵니다
봄 물고 희망이 옵니다
겨울앓이를 했을 저여린 새순
혹독하게 겨울을 치뤄내며
견뎌냈을 땅속의 희망이
드디어 땅을 들추기 시작합니다
겨우내 숨죽이고 만들었을 꽃잎
아직 땅속의 대궁속에 숨었겠지만
곧
찬란히 봄문 열리면
꽃이란 이름표를 달고 갓 초등학교 입학생처럼
나란한 이 내놓고 웃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