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부터 시작한 황토방
구들놓고
황토바르고
천장하고
창문 달고
가마솥놓고
그리고 가을 끝자락에
이렇게 정지문을 달았다
남편 혼자하니
일은 더디지만
곳곳에 남편 손길 안닿은 곳 없으니
오히려
아늑하다
마음이 불편해도 슬퍼도
이곳에 가면 풀리니...
정지 -(鼎地)-솥이 걸린 곳이란 뜻이다
이곳에 문을 달았는데
그야말로 예전 정지문 그대로를 달았다
하루종일 애쓰고 힘들었던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이제 흰 눈 펄펄 오는 날을 이미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