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시골집

비단모래 2016. 6. 8. 08:32

시골집에 한 그루의 매실나무가 있습니다

빈집에서 저 혼자 꽃피고 저 혼자 열매를 맺었습니다.

가끔 느닷없는 서리도 맞았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이겨내고 매실을 달고 있었습니다.

12kg을 땄습니다.

항아리에 설탕과 곱게 버무려놓았습니다.

새콤 달콤하게 잘 익어가겠지요

건강하게 건강하게...

수국꽃도 홀로 피었습니다

그 소담한 꽃송이가 빈집을 환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수국이 여섯그루가 있습니다

다투면 꽃을 피우겠지요

꽃으로 빈집이 가득차겠지요

천녀초도 노란꽃을 피웠습니다

겨울도 잘 견디고 있습니다

다닥다닥 꽃을 달고

빈집에서 다른 꽃들과 어울리고 있습니다

대문앞에서 접시꽃도 피었습니다

붉은 접시꽃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빈 집을 지키는 꽃들이  있기에

늘 가고 싶은 집입니다

 

'세상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캘리그라피 반  (0) 2016.06.10
가마솥 밥  (0) 2016.06.08
나의 오월은  (0) 2016.06.02
유월 첫 날  (0) 2016.06.01
장동공방  (0) 2016.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