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힘이 들면 내게 와

비단모래 2014. 11. 26. 13:12

아침운동 6일 째

 

이젠 슬슬 몸이 아침을 기억해서 6시면 눈이 떠지고

산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걸 보니 습관이 되려나봅니다.

그래도 마음먹어야 할 일이 많을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빗방울이 떨어져 어째야 할지 갈등이 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금 오르다 오르막 길에서 멈춰섰습니다.

그냥 주차장을 열바퀴 돌고 내려가자고 했습니다.

주차장을 세방퀴를 돌았을 때 비가 그쳤습니다.

우리 그냥 올라가자...동생과 둘이 다시 힘을 냈습니다.

 

계족산은 또 새로운 얼굴로 새아침을 선물 했습니다.

산엘 오르다보면 이렇게 간간히 의자가 있어 좋습니다.

오늘 아침도 이자를 만났습니다.

누군가 힘들때 앉아주기를 기다리는 의자입니다.

가뿐 숨을 몰아쉬고 올라오다 이런 의자를 만나면 얼마나 반가울까요.

 

우리는 누구에게 의자가 되어줄 수 있나요?

누군가 마음이 힘들때 마음을 받아주는 의자..

 

오늘 한 통의 마음 떨리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결혼하고 몇 년 지나 남편의 고향에 있는 문학동인회에 가입을 한 후

활동해 왔습니다.

간간 행사에 참석해 시낭송도 하고 매년 동인지를 내는데 함께 했습니다.

농사를 짓는 농촌이라서 회원들이 농사철에는 늘 바쁜 곳이었습니다.

그 문학회에서 올해 내가 문학상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회장님의 전화를 받고 가슴이 떨렸습니다.

고향을 지키며 동인활동을 하고 있는 동인들도 계신데

타지에 있는 저를 선정함에 민망하고 고마울 뿐이었습니다.

 

우연처럼

그곳을 고향으로 둔 남편을 만난 인연으로

그리고 대전에서 함께 시동인을 하며 남편고향이  고향인 동인 안시인을 만남으로

그곳 문학지의 동인이 되었고

그 동인을 통해 고향을 지키며 활동을 하시는 분들을 알게되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올해 12월1일

결혼 35주년 입니다.

35년간 새롭게 내 주민등록지가 된 남편의 고향이야기를 시로 쓰고

수필로 쓰는 일을 해왔습니다.

 

그 인연이 이런 기쁜 시간을 돌려주었습니다.

^^

인연이란 말을 맹귀부목(盲龜浮木)으로 뜻하는 말이 있습니다.

맹귀우목(盲龜遇木)이라고도 합니다.

눈먼 거북이가 한없이 넓은 바다에 살면서 백년에 한 번씩

물 밖에서 숨을 쉬기 위해 머리를 내미는데.

그때 마침 바다에 떠돌던 나무 한 조각에 구멍이 뚫려있어

그 구멍사이로 머리를 내밀고 숨을 쉴 수 있는 것이 ..그게 인연이라고 합니다.

 

 

낯선 길이지만 함께 인연이 되어준 남편에게 정말 고맙고

나를 귀히 생각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 오늘 오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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