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동연가
-바람이 드나들던 100년
이현옥
계족산과 소통하며
100년을 살았다
그대가 걸어놓은 추억의 시간들
늙은 나무가 그렁이며 바라보고 있다
얼마나 숱하게
바람이 지나갔는지
알싸하게 배인 계족산 바람이 모여
시간의 구슬을 꿰어걸었다
삶이 바래고
사람이 바래고
시간이 바랜 지금도
묵묵하게
기차가 지나는 환청을 듣는다
계족산에서 달려온 바람
안을 기웃이며
안부를 묻는다
잘 있는거지?
보릿고개를 넘던 사람들과
함께 눈물을 버무린
그 단단한 옹성
사랑한다며 헤어지던 안과 밖
다 기억해내며
읍내동 사람들마저 흐릿한 기억을 다 기억해내며
지금도
흰뼈 화석처럼 안고
다 잘있다고
읍내동을 지켜온 100살 친구.
출처 : 비단모래 詩와 休休..시와 사낭송 아카데미
글쓴이 : silkjewe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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