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시(詩)

[스크랩] 가정-박목월

비단모래 2014. 10. 17. 12:08

박목월 / 가정

 

지상에는아홉 켤레의 신발.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아니 어느 시인의 가정에는알전등이 켜질 무렵을문수(文數)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을.

내 신발은십구문반(十九文半).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그들 옆에 벗으면육문삼(六文三)의 코가 납짝한귀염둥아 귀염둥아우리 막내둥아.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얼음과 눈으로 벽을 짜올린여기는지상.연민한 삶의 길이어.내 신발은 십구문 반.

아랫목에 모인아홉 마리의 강아지야강아지 같은 것들아.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내가 왔다.아버지가 왔다.아니 십구문 반의 신발이 왔다.아니 지상에는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존재한다.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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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서로 다른 꽃들이 조화롭게 피는

아름다운 화원입니다

출처 : YCY교육그룹(스피치/면접/자기개발/창업/코칭)
글쓴이 : 이현옥(비단모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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