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침에 대하여
송수권
직선으로 가는 삶은 박치기지만
곡선으로 가는 삶은 스침이다
스침은 인연,인연은 곡선에서 온다
그 곡선 속에 슬픔이 있고 기쁨이 있다
스침은 느리게 오거나 더디게 온다
나비 한 마리 방금 꽃 한송이를 스쳐가듯
스쳐가는 것
오늘 나는 누구를 스쳐가는가
스침은 가벼움,그 가벼움 속에
너와 나의 온전한 삶이 있다
저 빌딩의 회전문을 들고나는 스침
그것을 어찌 스침이라 할 수 있으랴
그러나 스쳐라,아주 가볍게
덕수궁이나 한강 둔치를 걸으며
우리는 어제라고 말하지만 어제의 문은
스쳐갔을 뿐
단 한 번도 밟은 적이 없다
출처 : 금사(錦沙)시낭송.스피치 힐링&조이 아카데미
글쓴이 : silkjewe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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