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시(詩)

[스크랩] 틈-이상국

비단모래 2014. 7. 11. 13:12

 

             이상국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나무는

 한겨울에 뿌리를 얼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바위에 틈을 낸다고 한다

 바위도

 살을 파고드는 아픔을 견디며

 틈을 내주었던 것이다

 치열한 삶이다

 아름다운 생이다

 나는 지난겨울 한 무리의 철거민들이

 용산에 언 뿌리를 내리려다가

 불에 타 죽는 걸 보았다

 바위도 나무에게 틈을 내주는데

 사람은 사람에게 틈을 주지 않는다

 틈

출처 : 금사(錦沙)시낭송.스피치 힐링&조이 아카데미
글쓴이 : silkjewe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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