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동서야..우리 추억이 남은 고향엔

비단모래 2012. 7. 8. 23:52

동서야

동서가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우리곁을 떠난지도

6개월이 넘었네.

흰눈이 펑펑 쏟아지던날

조용히 우리곁을 떠나 눈발처럼 날아갔는데

동서없는 세상은 그저 우리식구만 슬프고 그리울 뿐 아무일없이

흘러가고 있네.

봄이가고 여름이 왔네

집안 울안이 여름으로 가득찼네.

보리수 주렁하고 옥수수 풋고추 몇개 심어놓은 호박덩쿨 줄기차게 뻗고있네.

나물을 씻던 우물가도 그대로고 어머님의 장독대도 그대로고..

유난히 목소리가 컸던 자네가 형님!!! 하고 부르는 소리도 들리것 같은데

자네는 없네.

울안가득 채송화가 뻗어가기 시작했네

이 채송화도 가을이 끝나도록 지고 피고 지고피며 잡인을 밝히겠네

올3월 3년간 병원에 계시던 아버님이 퇴원하셔서 이집을 지키고 계시네

일주일에 한번씩 집에가네.

이번에는 아버님께 황새기 젓갈을 곱게 다져 양념해 가져다 드렸네

일주일에 한번 국을 끓이고 반찬을 만드는 일

쉽지않은 일이지만

동서야 그냥 무심하게 하려고 하네.

마음 끓이면 뭐하겠나..어차피 할일인데

그러며 고향에서 피어나는 여러가지 풍경을 즐기려 하네.

동서가 있었으면 형님 이쁘지? 하고 물어봤을 아름다운 풍경들

이렇게 나만보고 있네.

 

 

자네 무덤앞에 커피한잔 놓았네

지독한 항암제와 싸우면서도 다른것은 다 맛이 변했는데 커피맛은 안변했다고 하던 동서

밥먹고 설거지하면 형님 우리 커피마실까?하면서 작은 스텐 주전자에 물을 끓이던 동서

어찌 그커피를 놓고 그러고 있나.

 

오는 14일이 자네딸 결혼이네.

가슴이 지금부터 떨려서 진정이 않되네.

자네가 해야할 화촉점화를 큰엄마인 내가 대산하기로 했네.

눈물이 나지 않을까 지금부터 걱정이네.

자네 그자리에 와주게.

와서 이쁜 자네딸도 보아주고

마음도 눈도 헐거워진 자네 남편도 위로해주게.

그리고 나도 자네가 살펴주게.

 

시집 잘 보내겠네.

형님 우리애들 형님에게 맡기고 가요...

라고 부탁하던 그말 잊지않겠네.

가전제품도 다들여놓고 가구도 다 들여놓고 집안을 잘 꾸몄네.

 

자 커피한잔 하시게

자네가 마시다 남으면 내가 마시겠네.

 

자네 딸이

꽃다발을 놓고 갔네. 자네앞에..

 

                                                                                                  보고싶다. 내동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