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으로 폭염주의보가 내린날
등에 화살처럼 내리꽂히는 여름햇살을 맞는다
130여년 만의 더위라고 한다
온 몸의 세포들이 헐떡이고 온도계의 수치만큼 불쾌지수도 올라간다.
혹시 여름이란 말이 열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과일이나 열매나 열린다는 열음
마음이나 창문을 열어야 한다는 열음
열려있어야 하는 계절이 아닐까 싶다
도저히 마음문을 닫고서는...아니 문을 열어놓고는 견딜수 없다
문을 열어야 바람이 통한다고 하지만 문을 열면 그 후끈한 바람이 온몸을 감는다.
끈적하다.
아침 한시간 녹음에
오후 두시간 생방송에 그리고 두시간 녹음을 마치고
퇴근길에 섰다
빨간 불이 들어온 신호등에서 하늘을 찍었다.
아--오늘 논문때문에 지도교수와 만나기로 한 날
이제부터 나는 온 여름을 땀 흘려야 한다.
더위와 맞서며 지내 온 오늘 하루 하늘은 아직도 서슬퍼렇다.
저 하늘이 왜 그렇게 불을 쏠까?
곰곰 생각해본다.
아 우리는 너무 많은 가전제품을 가지고 있구나
냉장고. 김치냉장고. TV2대 .전자렌지. 청소기.스팀청소기. 세탁기. 음식물처리기 .방방이 선풍기 3대
거실과 안방 에어컨 두대.,드라이기, 컴퓨터,믹서기,전화기, 핸드폰 충전기,스텐드,오디오.작은 카세트오디오,라디오.
노래방기계. 이많은 가전제품을 들여놓고 덥지 않을 수 있을까?
그냥 냉장고 옆에만 가도 뜨거운 기운이 나오고 있는데
에어컨 박스옆에가면 그 후끈한 열기가 베란다를 고열속에 집어넣는데
전자렌지 곁에만 가도 뜨거운데
방방이 환한 전기불들
이 여름..대한민국 전체 가구에서 쏟아내는 이 가전제품의 열기
결국 사람이 만들어 버린 폭염일 수 밖에..
이 열기들이 어디서 식혀질 수 있을까?
그것 뿐이 아니다,
아침마다 쓰는 스프레이 헤어제품들..
아파트 마당에 이중 삼중으로 주차된 자동차들
사람들의 편리함이 강력한 폭염을 몰고 오지 않았을까?
온세상이 찜질방이고 스팀이다.
사람이 만든 문명에 사람이 걸리는 덫이 되었다.
하지만 과감히 버릴 용기도 없는 나...더워도 싸다.
흠뻑 젖은 퇴근 길..마음도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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