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나도...가끔은 화가 난다. 어쩔수는 없지만

비단모래 2010. 3. 22. 13:06

 

 어제 아버님을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

하루종일 찌푸린 남편(물론 속이 상하니까..)을 보는 것도 속상하고 화가나고

그동안 많은 병원비를 책임진 남편이 딱하고.. 더 화가난다.

어제도 200만원이 넘는 두달비 병원비를 카드로 끊고 나오면서

나는 아버님의 병환도 걱정이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의 생활도 걱정이 된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기가 얼마나 힘이드는지

괜히 내게 미안해하는 남편마저 어쩌면 나에게 미안하다 미안하다  달래는 것이

내가 화를 내지 못하게 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퇴원시키는데 병원비는 어떻게 했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없고...간간 형제들이 모탠다고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건 사실이다.

아버님 병원비를 가지고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게 아니라고 ..스스로 다짐해도

내게 너무나 버거운 일이고 친정에는 단한번도 마음놓고 돈을 써보지 못했기에

속이 상하다.

 

아버지를 보고 통곡하는 남편...그 남편이 불쌍하고 애닲아서..바라보는 내마음 정말 어찌할지 모르겠다.

 

이제 길고긴 병원 생활이 계속될 것 같다.

치매가 오는 듯하다.

자꾸 다른 말을 하시고 뜻 모를 이야기를 하신다.

 

병원 환경을 바꿔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병원에서 권하기도 했고

솔직히 병원비 부담이 덜 돼서 옮겼다.

 

남들은 많은 형제가 조금씩하면 되겠다지만 집안마다 사정이 있고

또 조금씩이라도 도우려 하지만 형편이 않되는 경우도 있고..

아예 신경 안쓰는 집안도 있고...

그러니 맏이인 남편은 아버님도 챙겨야지 나도 챙겨야지 마음 부담이 많겠다.

 

그래서 아무말도 안하고 싶지만 나도 살림하는 여자인지라...

 속이 상하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세월이 너무도 없는 가정에서 아끼고 절약하면서

마음놓고 내 아이들에게 해주지도 못하고 살았는데..라는 생각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나는 언제 마음 놓고 병원비도 턱턱 내고..속상해 하지 않고 웃으면서 우아하게

"괜찮아요" 할 수 있을까...아득하다.

 

나..정말 나쁜..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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