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에 담아두고 싶은 사람

등이 휠것 같은 삶의 무게지만...

비단모래 2009. 2. 3. 13:52

 

 

 

 

오늘 인생은 아름다워 프로그램에 나오실 분을 섭외하면서

나는 많은 생각에 잠겼다.

 

70세의 연세로 고등학교 졸업을 하시는 이설자할머니.

여자라는 이유로 아들들은 다 공부시키고 자신만 공부를 시키지않아

늘 목말라 하다가

결혼해서 아이들 다 가르치고..

그리고 남편을 잃고 방황하는데

중학교 선생님인 딸이 엄마 공부하라고 학교에 등록해줘서

65살에 중학교를 입학 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들어가

학교내 최고령자로 5년동안 지각 조퇴 결석 한번 하지않으시고

공부를 하셔서

이번 토요일 졸업에 교욱감상을 타신다고 한다.

 

물론 대학에도 들어가셔서 오늘 등록금을 내고 오셨다면서

목소리가 밝았다.

 

그분은 왜 그렇게 공부가 하고 싶으셨을까?

 

공부를 하니 아픈 곳이 없고 즐겁기만 하다고 하셨다.

지금 스무살이라는 생각으로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신다고 한다.

어린 학생들과 어울려 소풍도 가고 체육대회도 하고...

했던 날들이 흘러가고 졸업을 한다니 기쁨 보다는 섭섭함이 더 많다고 하셨다.

 

아...나는 그분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분의 용기 그분의 열정...을

 

2월은 시작의 계절이다.

겨울을 지나고 봄이 시작하는 계절이고

졸업을 하고 인생을 시작하는 계절이고...

그리고 경제적인 부담이 시작되는 달이다.

 

우리집의 2월은 그야말로 허리가 휠것같은 삶의 무게로

휘청하는 달이다.

그리고 갈등이 많은 달이다.

 

그런데 남편이 기뻐해주고

즐거이 동참해줘서 그 짐을 조금 가볍게 덜어낼 수 있었다.

 

아들 등록금 ..그리고 며느리 등록금

그리고 내 대학원 등록금...만만한 숫자가 아니다.

다행이 아들은 남편 회사에서 전액 나오고

며느리는 대출을 받는다고 하고..

 

나는...

남편이 기꺼이 등록금을 내주었다.

 

어제 저녁 영수증을 주며 웃었다.

" 이많은 돈을 어떻게 냈어?"

 

"그래도 50% 장학금 받아서 ..."

 

대학원은 언론인 장학금 50%가 있다.

그래도 쉽지않은 돈이다.

 

"열심히 해서 장학금 받을게"

 

"걱정말고..일하며 공부하는데 그만그만해..."

 

 

이설자 할머니를 생각한다.

일흔이나 되신 연세에 공부를 하신다고 대학엘 가시는 할머니

그분께 내 이야기를 하면 뭐라고 하실까?

배부른 투정이라고 하실까...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공부를 하고자 하는 열망...잘했다고 칭찬 하실까?

 

(실은 다른 호사는 누리지 않으려 한다)

 

그래...이제는 꽃바람이 불어 올 시기다.

깊은 겨울을 보내고 꽃을 기다리는 계절 2월.

내 인생의 봄을 가꾸려

어렵지만 2월을 잘 보낼 것이다.

 

등이 휠것 같은 삶의 무게를 거들며

아내의 일이면 무조건 기뻐하는 남편의 고마움을 느끼면서

남편이 나를 가르치는  學夫란것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