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시(詩)

사막에서 길을 물어오면

비단모래 2007. 4. 17. 19:37

 

 

사막에서 길을 물어오면

                           금사 (錦沙)

 

 

그녀의 몸은 겹겹이 고혹적이라

한번 빠지면 길을 잃기 십상이었다

바람이 조각해 놓은 선은

매끄러운 비단조각을 걸치고 있었다

그 고혹의 여자는 슬픔이 무늬지어 있었다

아득한 별나라에서 길을 잃은 어린왕자

그 협곡을 따라 장미를 심었다

도르레를 내려

오아시스에서 퍼올리는 음악은

두레박 가득 별을 담아 건네주었고

위험 분담하던 나침반은

작동을 멈추었다

 

사막은 죽음의 흔적 남기지 않는다지만

사하라 바람 그렇게 흔적없이 상처를 봉합 할 줄이야

 

생텍쥐베리의 혈관속에 흐르던 축제

불모의 사막에

푸른 샘 파놓고

불사조처럼 헤메게 했다

 

사막을 걷는

변덕스럽고 거친 육체하나 길을 묻거든

오만하게 아름다운 장미즙을 짜내

모래위에 뚝뚝 선혈 낭자하게 흩뿌리는 날

가장 아름답고 쓸쓸한 풍경

 

손가락 들어 별을 가리키리라

 하늘길을 따라 가라고

 

 

' 세상의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나리  (0) 2007.04.18
꽃은 제자리를 가리지 않는다  (0) 2007.04.18
부모님에 관한 시 모음  (0) 2007.04.07
코스모스-임강빈  (0) 2006.09.22
사랑밖엔 난 몰라  (0) 2006.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