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에 담아두고 싶은 사람

그녀...心....

비단모래 2007. 3. 14. 08:26

 

그녀는 이렇게 바위에 뿌리박고 꽃피우는 삶을 살아왔다.

어쩌면 그리도 삶의 사연이 많은지

들어도 들어도 소설이다.

 

그녀와 만난지 20여년

함께 문학의 길을 걸어오면서 그녀의 기쁨도 그녀의 슬픔도

아픔까지도 그녀가 써온 소설을 읽은 독자가 되고 말았다.

 

그녀가 어제저녁 소주 한잔 하고 싶다고 전화를 했다.

감기가 들어 힘들었지만 우리집 근처로 오라고 했다.

감색 트레이닝 복을 입고 긴 머리를 묶은 그녀는 아직도 이쁘다.

나보다 두살위의 그녀지만

그녀는 내게" 자기야 사랑해" 라고 말하는 이쁜 소녀같다.

 

우리동네 작은 동태찌개 집에서

소주를 마주하고 앉았다.

그녀가 소주를 마시고 싶은 일은 기쁜 일이었다.

"자기야~난 논문 통과할것 같아~오늘 지도교수를 만났는데

이번에 통과 시킨대~집에 와서 한바탕 울었어

내가 이렇게 아둥바둥 살아도 되는건가

오십이 넘은 나이에 그건 통과해서 뭘하지? 하던 갈등도 많았는데

막상 통과한다니 이상해~그래서 자기에게 제일먼저 알리고

술마시고 싶었어"

 

"축하해~소주 첫잔은 원샷이다"

 

소주잔을 부딪히고 그 알싸한 소주를 식도에 부었다.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맑은 소주는 서서히 몸을 뜨겁게 만들고 말았다.

 

그녀는 지금 중학교 3학년인 딸아이 6살때 이혼했다.

그녀 남편의 폭행 때문이었다.

술만 마시면 이성을 잃던 그녀 남편은 그녀에 대한 자격지심이 심했다.

"그래~니가 시를 쓴다고? 잘났다~"

그러며 팼다.

 

어느날 그녀가 입을 벌리지 못할 정도로 맞았다.

나는 그모습을 보고 어떤 말도 할수 없었다.

 

"나는 다른건 다 이겨내고 참으라고 하는 사람이야

하지만 여자를 때리는 남자와는 살지마..." 그말 뿐 이었다.

 

그녀는 이혼했다.

 

그리고 그녀는 활기를 찾았다.

출판사를 하면서 눈부시게 일어났다.

좋은 책을 많이 만들었다.

 

그러며 딸아이를 혼자 키웠다.

 

그러며  그녀 남편과 살때 포기했던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를 하겠다고 했더니 그 사람..또 패더라"

 

그녀 눈에 눈물이 가득했다.

 

세병의 소주병이 비워졌다.

 

그녀는 울다 웃다....그 행복을 즐기고 있었다.

남편이 모임을 끝내고 우리가 있는 곳으로 와서 그녀를 택시태워 보냈다.

"축하합니다~"

 

남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난 다른건 다 참아도 신체적 모욕감은 참을 수 없어..."

독백하듯 말했다.

 

"내일 화이트데인데 나 사탕 사줘"

 

남편 옆구리를 찔러 밤 열두시가 가까운 시간

사탕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며 별을 보았다.

 

"그래~심아...니 눈물 별처럼 빛나는 오늘이네...축하해...정말..."

 

그녀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녀를 다시 가슴속에 넣어둔다.

세상이 힘들다고 생각될때 그녀가 있다고..그녀도 이겨내고 있다고

생각하며 나도 이겨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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