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에 담아두고 싶은 사람

참 아름다운 부부

비단모래 2007. 6. 3. 23:00

 

 

매주 한 분씩 라디오에 나오실 어르신들을 섭외하는 일

쉽지않은 일이다.

벌써 2년 ..1년에 50분이 넘는 분 그러니까 지금까지

200여분을 섭외해서 방송을 했다.

세상의 중심에서 나이에 맞는 지혜와 경험으로 세상을 감동 시키는 분들

젊음을 자녀에게 다 쏟아놓고 빈둥지만 남았지만

그 둥지에 새로운 사랑을 키워내는 분들...

 

내방송에 나오시고는 여러방송에서 스타가 되신 찐빵할아버지도 계시고

(그래서 늘 밥사주신다고 전화하시는데 영 시간이 나질 않는다.

전국방송도 타시고...TV까지...)

 

60세가 넘어 자전거를 타시는 할머니의 멋진 모습도 잊혀지지 않고

빨간 덧버선을 짜주신 할머니도 기억나고...

 

오늘은 정말 멋진 분을  섭외했다.

 

할아버지 65세 할머니 64세 부부

이번에 나란히 고졸검정고시를 합격하셨다.

우선 교육청에 문의해 할아버지 전화를 알아냈다.

정말 대단하시다고 제가 만드는 프로그램에 모시고 싶다고 하니

나보다 안사람이 더 대단하니 할머니께 허락을 맡으란다.

 

할아버지는 중학교라도 졸업해서 고졸검정고시 공부가 덜 어려웠지만

할머니는 초등학교만 졸업하셔서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을 1년 8개월만에

해 내셨다고 한다.

일요일 생방송 대본을 써 놓고

마음을 가다듬고 할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목소리가 고우셨다.

웃음이 맑으셨다.

 

정말 대단하시네요,,어떻게 그 연세에 공부하시려고 마음 먹으셨어요?

 

아들이 어느대학의 물리학 박사시란다.

딸은 훌륭한 사진을 찍는 예술인이란다.

둘다 결혼시키고 무얼하며 지낼까 생각하다

평생 못배운 것이 죄인같았던 공부를 하자고 생각하셨단다.

 

아..정말 젊은 사람도 힘든일을 어찌하셨느냐고 했더니

정말 너무도 안타까운게 오히려 20대 젊은이들이 많이 떨어졌단다.

수업시간에 문자하고 잠자고..그런다며..

 

그할머니께 방송 출연 약속을 받고

벌써 마음 설렌다.

빨리 그분들을 만나뵙고 싶다.

 

만나서 두 손을 잡아드리고 싶다.

참 훌륭하시다고 ..그 모습을 본받고 싶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오늘 또 한분의 게스트와 전화통화를 했다.

TV프로그램 섭외때문이다.

피아니스트라고 할까?

괴짜 예술가라고나 할까.

건반위의 기인 임동창씨..

그 호탕한 웃음도 빠른 시일내에 만나뵙고 싶다.

 

선생님 도대체 주소를 어찌두고 다니시는지 연락이 그렇게 어려워요..

 

나..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니...

 

걸리지 않는 바람 같으신 선생님 그래도 오늘 제 그물에 걸리셨어요.

 

맞아요...걸렸어요..아 근데 그목소리..참 좋소..

 

하하 고맙습니다. 제 프로그램에 선생님을 초대합니다.

멋진 그랜드피아노 준비해 뒀습니다.

 

그래요..지금은 좀 그렇고...적당한 때 골라 연락주면

그땐 ..거절않고 가리다...

 

아 ..이정도도 안심이다.

 

이 세상을 살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수 있는 기쁨

그것도 방송작가의 큰 기쁨의 몫이다.

 

'내 가슴에 담아두고 싶은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럼에도 불구하고...  (0) 2007.10.11
지갑 할머니  (0) 2007.09.13
自强不息  (0) 2007.04.26
그녀...心....  (0) 2007.03.14
思慕展 여는 일흔여섯의 화가  (0) 2007.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