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에 담아두고 싶은 사람

오늘은 좋은 날...내일은 더 좋은 날

비단모래 2006. 2. 11. 14:29

     

 


 

대전 고란미술관 관장이자 서예가인 팔순의 서석 박일규선생님.

 

 

 

소장하고 있는 이승만, 윤보선, 장면,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의 친필 휘호와 김구, 함태영,

유진오, 이병도, 박종화 등 민족지도자와 저명 문학가들의 친필 휘호 등 희귀 소장품

50여점을 결혼60주년 회혼전시회를 1년간 여신후 모교인 국민대에 모두 기증하셨다.

 

선생님은 “해공 신익희 선생이 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내세우신 교훈인

(이교위가)- 학교를 내집 같이 삼는다’를 실천하고 학교 발전에 애쓰는 모교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작품 수익금을 전달하고 소장품 모두를

기증하게 됐다”고 말하셨다.

평생 모은 명사들의 작품이 1000점이 넘는다는 박 관장은 52년 국민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63년 무임소장관(정무장관) 비서관과 박정희 대통령특사를 지냈고 95년에는

세계평화복지 인물로 선정되기도 하셨다.

 

선생님은 월드컵 대표팀이나 우리나라를 국위선양한 선수들에게 꼭 자신의

글을 써서 주시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계시고 요즘도 8순의 연세에도

새벽세시에 일어나셔서 병풍을 쓰시고는 아침을 드신다고 했다.

그동안 써오신 작품이 20만점이 넘는다고 하신다. 서예가는 다섯마지기 농사지을

물 만큼 벼루를 갈아야 한다고 하신 말씀이 기억이 남는다.

 

오늘 아침 내 방송에 나오셨던 8순의 노송 서석 박일규 선생님은 내게 오시면서

봉투하나를 주셨다. 그 봉투안에는 천명갱호...오늘은 좋은 날 내일은 더 좋은

이라는 글씨가 들어있었다. 이런 글을 써서 늘 가방에 넣고 다니시면서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해주면 한장 주시고 택시기사가 친절하면 한장주고 시장에서

열심히 살고 계시는 분을 보면 또 주고...나누어 주는게 너무도 기쁘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4시 녹음시간을 두시간이나 남겨놓고 두시에 방송국을 찾아오셨다.

 

왜 이렇게 일찍 오셨냐고 했더니 그시간까지 기다리기 지루하고

또 빨리 아가씨(? 나를 아가씨라 불러주셨다...무지 이쁘다는 칭찬을 몸둘바

모르게 하셨다)를 만나고 싶어서라며 할머니 손을 꼭 잡고 오셨다.

할머니가 사십년을 당뇨를 앓아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어디든 손을 잡고 다니신다는

아름다운 노부부의 모습이 노을 번진 하늘처럼 고왔다.

 

"결혼한지 60년이 넘었어...그동안 아내에게 반말 한번 하지 않았어..아직도 하루에

열번씩 사랑한다는 말을 해...그러면 아내가 즐거워 해 ..아내는 군수 딸 이었고 나는

면장 아들이었어..평생을 공처가 협회 부회장으로 살았어...허허"

 

 

그리고" 아내는 내가 글을 쓰는 옆에서 먹을 갈아주었어...먹을 갈면서

노래를 불러...그 소리가 어찌 아름다운지..."

 

"공처가가 아니라 애처가 이신데요" 했더니 환하게 웃으신다.

 

박 선생님은 좋은 글이나 문구가 있으면 꼭 메모를 하시고 일기장이 50권이 넘고

도장을 80개 가지고 계신다고 하셨다.

직접 쓰신 메모들을 내게 주고 가셨다. 좋은 방송에 쓰라고..

방송을 끝내고 정문에 나와 택시를 잡아 보내 드렸다.

두분이 손을 꼭 잡고 가시는 모습이 한쌍의 병아리 모습처럼 이쁘다.

 

 

그러며 내게 주신 아름다운 글 한편...그 글을 적어본다.

 

당신을 보면 행복해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을 보면

행복해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을 매일

보고싶어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의

눈짓 몸짓 하나에 가슴이 떨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의 말 한마디에

미소 짓고 눈물 짓고 하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의 손이

스치는 것만으로도 가슴 떨려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이 많이 걱정하고 힘들어 하면

대신 힘들고 싶고 아프면 대신 아파해 주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의 웃음에

가슴 저리도록 떨려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의 모든것에

의미를 두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당신을 굉장히 많이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8순의 어르신이 주고가신 아름다운 글

이글을 읽으며 나는 누군가에게 진정한 사랑을 받는 사람인가

생각해 보았다. 그렇다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오늘 나는 팔순의 서예가를 내 가슴에 담아놓는다.

내마음이 느슨해지고 해이해질때 꺼내보면서 다시 주춤거리던 나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면 - 이선희
그대 정말로 나를 사랑한다면
지금처럼만 나를 사랑해주오
그대 정말로 나를 원하신다면
가슴으로만 나를 사랑해주오
그대 눈에 비친 내 모습이 하도
아파 보여 그 아픔 덜어주려 내게
온다면 눈앞에 모습 뵈지않아 뒤돌아서면
차츰 흐려지는 마음 내게온다면
그대 정말로 나를 사랑한다면
그대 정말로 나를 원하신다면
그대 눈에 비친 내 모습이 하도 아파
보여 그 아픔 덜어주려 내게 온다면
눈 앞에 모습 뵈지않아 뒤돌아서면
차츰 흐려지는 마음 내게온다면
그대 정말로 나를 사랑한다면
지금처럼만 나를 사랑해주오
그대 정말로 나를 원하신다면
가슴으로만 나를 사랑해~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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