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월요일

비단모래 2022. 7. 18. 23:10




#월요일을 기다리는 이유

부부도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젊은 때 지나 어느정도 나이가 들면 ㆍ

신혼 때는 출근해 떨어지는 것이 싫었다
일주일 동원훈련 간다고 울었고
우리 같이하는 장사를 해 보는게 어떻겠냐고
하루종일 떨어지지 말자고

하마트면 내 발등을 찧을 뻔 했다

아침에 출근해 저녁에 돌아오는 30여 년 얼마나 좋았던가

꼬박꼬박 10일이면 들어오는 월급 ㆍ2개월에 한 번씩 보너스 ㆍ휴가비 연월차ㆍ김장비 ㆍ명절비
연말 상여금 ㆍ간섭받지 않는 통장으로 입금되었다

아이들 중학교부터 대학 학자금까지
대기업의 든든한 울타리 속에서 ᆢ

그리고 나의 수입도
나 쓰기에는 넉넉했다

내가 하는 일도 간섭받지 않고 매끼 밥 걱정도 없고
그렇게 지내다 정년했다

정년 후 그의 제2의 인생은 눈부셨다
비록 유명하진 않아도 여러곳에 노래교실을 하며
무대도 나름 많아
내 인생 가장 르네상스였다

노래교실 회원들에겐 교주였고 밖에서 활기차니
집에서는 완전 빨래부터 밥 설거지까지 그는 신나게했다

회원들이 알면 기절 할 선생님은 애처가로
소문났다

그의 노래도
여보 정말 미안해
고마운 당신
영원한 사랑
꽃과 나비

그가 아내에게 베푸는 일들이 당연하다 이해했다


코로나 19
거의 3년 노래교실도 문을 닫고 무대도 사라졌다
수입도 전무
30여 년 직장생활의 연금이 아니었으면 어쩔뻔 했을까

거기다 3년
꼬박 붙어 살았다
또 불시에 아파 더
가까이서 돌봐야 했다

세끼 밥
반찬걱정
결혼 40년동안 않하던 걱정을 해가며
한 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싫어서가 아니라
내 시간이 여유가 없었다

모든
기준이 그였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다
모든 걸 반납하고 지내니 권태로웠다

그래도 정성을 들인 보람인지 건강해졌고
코로나도 어느 정도 사그라지자
월요노래교실 문을 열었다
간간 무대도 생겼다 ㆍ

아싸
내 시간이다
그러며 그동안 나를 묶었던 시간을 풀고 나만을 위해
쓰고 싶었다

어차피 금요일 오후부터
토 ㆍ일은 시골집 생활이니
월요일은 오직 나를 위한 시간이다

여자 셋을 꼬드겼다
시낭송 버스킹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좋은데도 가자고 ㆍ

월요일 마다 네 여자가
쏘 다니다 거리에서
시낭송 버스킹을 하고
절에서 초대받고
페이도 받고
맛있는 것도
사먹고 근사한 카페에서 아아커피도
마신다

비가 억수같은 오늘도 연꽃을 보러 다녀왔다

그도 전적으로 좋아했다

^재밌게 지내요^
월요일마다 건네는 말이다

이제 수요일도
금요일도 노래교실이 문을 열었다

내게 여유도 더 생겼고 차츰 밥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설거지는 다시 그가 맡았고
정년하며 직장생활 하는 30여 년 밥 해줬으니 남은 30년 내게 밥 해준다고 약속했던 일을 10년 하고 잠시 멈췄으나 곧 밥 하는 일도 다시 그에게 넘길 듯 하다

월요일의 달콤한
시간
이제 나를 치유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했다

저녁 먹고 자두잼도 그가 만들고 있다

난 그에게 그저 손 닿는 거리에 있으라했다
자다가도 손 뻗으면 닿는 거리

서로 건강을 돌봐야 하므로 ㆍ

나는 수요 수업만 하고
간간 모임에 참석하고 또 간간 시낭송을 하면되니
월요일은 정말 나만의 시간에
집중하고
많이 웃을 것이다

그녀들과 함께 ㆍ

꽃진 연밥도 얼마나 아름다운지

지금 내 나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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