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시골살이

비단모래 2020. 5. 1. 22:00

 

#작가님은 시골가서 뭐하세요?

 

주말방송을

마치면

시골로 들어오는 내게 피디가

묻는다

 

이번 황금연휴는 녹음을 왕창해놓고

화요일 오후에 들어와

일요일까지 있을 예정이다

 

^자연인으로 살지

호미들고^

 

^정말요?^

 

눈이 동그랗다

 

^그러시면서 어찌 그 많은 대본을

시간도 늦지않게 미리 ᆢ^

 

^밤 새 잖아 ᆢ^

 

믿기지 않나보다

그래서 열심 나 사는

모습을 올려놓는다

 

^작가님 필력은

흙에서 나오시는구나^

 

^넘 시골스러워?^

 

^아뇨 ㆍ따뜻하고 부드러워요^

 

오늘 아침은 0순위가

사다리 놓고 딴 엄나무 순을

데쳤다

 

^누가 이렇게 나무에서 직접 딴

엄나무 순을

이 아침에 먹을 수 있을까^

 

^그려 ㆍ다행이네 ㆍ 좋아해서

어지럽지 말고

건강하기 ᆢ^

 

생각보다 마음은

고단한 봄을 보낸다

우리만 당한 상황이 아니라

모두가 겪는 일을

그나마 우리는 이렇게 시골로

다니며 마음 쉼을

가질 시간을 택했다는게 다행이다

 

 

그러나

활동하던 남자의 멈춤은

어찌보면 굉장한 무게였을지 모른다

그 무게를 좀 덜어주는 일은

그저 덤덤히 받아드리는 일이었다

 

^그동안 너무 바빴으니 나랑 놀아^

 

그 말도 위로가 안될 줄 안다

 

그러나 그도 묵묵히

그냥 시골길을 달리며 자신을 추스렸다

어찌할 수없는 일이니

긍정의 에너지로 이겨냈다

 

끝없이 무슨 일인가를 했다

나무를 깍기도 했고

황토를 바르기도 했고

꽃밭을 만들어 달라면 꽃밭을 만들고

산에 가자면 산에가고

흙을 파오라면 흙을 파오고

 

그러며 3개월을 온전히 보냈다

다행이다

서로 가시처럼 찌르지 않아서

 

^내가 벌잖아 ᆢ걱정마

남편 하나 못 먹이겠어?^

 

가당치도 않은 헛소리도 해보면서ᆢ

 

이제 그 끝이 보이나보다

11일 부터 일을 시작할 계획이란다

 

여기저기서 이제 연락이 오고 있다

시골 오는 일이 어려워지겠지만

여기를 다니며 우리가 보냈던

2020년

그리

무작정 보낸 시간은

아니었나보다

 

오늘은 뭐하지?

 

 

아 ㆍ우리 밭 가에

미루나무밑에 눌린 명자나무를

꺼내주자

 

그 예쁜 꽃을 달고

커다란 미루나무에 눌려

비명지르고 있으니 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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