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남카

비단모래 2020. 2. 8. 22:00

 

#남카 .... 내카

 

 

방송을 마치고 프랑스문화원에서

첫 사랑 기다리듯 그녀들을 기다렸다

얼굴은 모르지만

웬지 도착하면 끌림이 있을듯 한

느낌이 있었다

 

문위에 달린 종이 딸랑 거릴 때마다

내 마음은 신발을 신고 달려나갔다

기다림은 설렘보다 더한 통증

그것도 첫 만남의 통증은

사랑니 통증처럼

욱신했다

 

^안녕하셔요ᆢ작가님?^

 

두 옥타브쯤 높은 합창 인사가

들려왔다

 

^아ᆢ맞다ㆍ방송국에서 나오시는것 봤어요ㆍ얼굴을 몰라 주차장에서 미리

기다렸었어요

혹시몰라 말도 못 붙이고ᆢ^

 

그녀들은 상쾌하게 수선화 냄새가

났다

봄 나이구나 그녀들

 

나에게도 이런 나이가 있었나?

 

^커피 살게요^

 

내가 일어서자

 

^아녜요ㆍ제가 살게요 남카 있거든요^

 

^남카?^

 

아득했다ㆍ

 

뭔 말이지ᆢ저 젊은 여자의 저말에 나는

아는 듯 ᆢ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나이도 많고

나는 돈 벌고 ᆢ내가 사야죠^

 

하며 내 카들 냈다ㆍ 그려며 남카가 도대체 무얼까를 머릿속에 굴렸다

 

그녀들과 어울려야한다

그녀들에게 내 시집에 싸인해주며

그녀들이 방송국상품으로 내 시집을 받고

나를 만나고 싶었고

시집 제목부터 시에 대해 궁금한 이야기들을 물어왔다

 

벌써 1년 째 방송에서

내 시집을 광고하고 있고

청취자 선물로 주고 있는 덕분에

많은 메일을 받고

이런 독자들을 종종 만나는 행운이 있다

 

감사한 일이다

 

그녀들과 참 유쾌했다

짜릿한 인생의 낯선 길도 만났다

 

그녀들의 생도 참 즐거웠고

신선했다

내 시 한 편 읽은 인연으로

내 방송을 들은 인연으로

내 목소리를 들으며 나를 상상했다는

내가 읽어주는 시로

마음을 치유한다는

그녀들에게 한 달에 한 번은

만나기로 한건 무엇에 끌려서 일까

 

왜 내가 읽어주는 시를 필사 하라고

그녀들에게 했을까

그녀들은 흔쾌히 왜 그러겠다고 했을까

 

통했구나ㆍ시로 통했구나

 

그런데

 

^아ᆢ근데 남카가 뭔가요?^

 

^아ᆢ그거요ᆢ남편이 준 카드요^

 

난ᆢ신조어 하나를 습득했다

남편카드 남카 ㆍ내카드 내카

 

ㅋㆍᆢ

 

난 남편 차를 가져왔다는 줄

알았었으니까ᆢ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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