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카 .... 내카
방송을 마치고 프랑스문화원에서
첫 사랑 기다리듯 그녀들을 기다렸다
얼굴은 모르지만
웬지 도착하면 끌림이 있을듯 한
느낌이 있었다
문위에 달린 종이 딸랑 거릴 때마다
내 마음은 신발을 신고 달려나갔다
기다림은 설렘보다 더한 통증
그것도 첫 만남의 통증은
사랑니 통증처럼
욱신했다
^안녕하셔요ᆢ작가님?^
두 옥타브쯤 높은 합창 인사가
들려왔다
^아ᆢ맞다ㆍ방송국에서 나오시는것 봤어요ㆍ얼굴을 몰라 주차장에서 미리
기다렸었어요
혹시몰라 말도 못 붙이고ᆢ^
그녀들은 상쾌하게 수선화 냄새가
났다
봄 나이구나 그녀들
나에게도 이런 나이가 있었나?
^커피 살게요^
내가 일어서자
^아녜요ㆍ제가 살게요 남카 있거든요^
^남카?^
아득했다ㆍ
뭔 말이지ᆢ저 젊은 여자의 저말에 나는
아는 듯 ᆢ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나이도 많고
나는 돈 벌고 ᆢ내가 사야죠^
하며 내 카들 냈다ㆍ 그려며 남카가 도대체 무얼까를 머릿속에 굴렸다
그녀들과 어울려야한다
그녀들에게 내 시집에 싸인해주며
그녀들이 방송국상품으로 내 시집을 받고
나를 만나고 싶었고
시집 제목부터 시에 대해 궁금한 이야기들을 물어왔다
벌써 1년 째 방송에서
내 시집을 광고하고 있고
청취자 선물로 주고 있는 덕분에
많은 메일을 받고
이런 독자들을 종종 만나는 행운이 있다
감사한 일이다
그녀들과 참 유쾌했다
짜릿한 인생의 낯선 길도 만났다
그녀들의 생도 참 즐거웠고
신선했다
내 시 한 편 읽은 인연으로
내 방송을 들은 인연으로
내 목소리를 들으며 나를 상상했다는
내가 읽어주는 시로
마음을 치유한다는
그녀들에게 한 달에 한 번은
만나기로 한건 무엇에 끌려서 일까
왜 내가 읽어주는 시를 필사 하라고
그녀들에게 했을까
그녀들은 흔쾌히 왜 그러겠다고 했을까
통했구나ㆍ시로 통했구나
그런데
^아ᆢ근데 남카가 뭔가요?^
^아ᆢ그거요ᆢ남편이 준 카드요^
난ᆢ신조어 하나를 습득했다
남편카드 남카 ㆍ내카드 내카
ㅋㆍᆢ
난 남편 차를 가져왔다는 줄
알았었으니까ᆢ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