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생일

비단모래 2020. 1. 22. 11:22

 

 

#0순위 생일 축하합니다

 

참 푸르렀습니다

스물여덟

내 눈에 그냥 한 그루 싱싱한 나무

둥지를 틀면

그 나무가 성성히 버텨줄 것 같았습니다

 

혹가다 콩껍질은 벗겨지기도 했지만

40년 세월 비바람에 흔들리지 않았고

뿌리는 더 강하게 내렸습니다

 

그리고

한결같은

 

다른 표현은 할 수없는 한결같은

물길은 부모님께도 형제들에게도

아이들에게도

특히

걷잡을 수 없이 아팠던 아내의 마음도

한결같은 치유의 눈빛으로

잘 붙여놓았습니다

 

세상의 틈에서

살아가도록

잡았습니다

 

풀섶의 풀꽃에 이름을 달아주고

둥지안에 포근한 속 마음 더해

40년 꽃자리 만들었습니다

 

꽃 피도록 햇살주고 바람주고

그늘 만들어 주었습니다

 

울컥울컥 올라오는 슬픔덩이

바위덩이 같은 늑골의 아픔도

삭혔습니다

 

그런 0순위

당신의 생일

정말 축하합니다

 

모처럼 상가에 가서 소고기와 두부를

샀습니다

미역국을 끓여습니다

아침을 잘 안 먹는 나지만 오늘 아침은

둘이 ㆍ아니 축하하러 온 손자와 셋이

미역국을 따뜻하게 먹었습니다

 

맛있어요 ᆢ하며 먹는 0순위

내 마음 다해 축하하고 싶습니다

 

그냥 건강만 했으면 합니다

한결같이

지금처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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