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추석 후

비단모래 2019. 9. 16. 06:31

 

 

#추석을 지내고

 

추석을 지내고 돌아와 지난 여름에

들인 봉승아물이 하현달처럼 걸려

다시 봉숭아 물을 들였다

9층 사는 동생을 오라고 해서 동생 먼저 묶어주고

나는 셀프 꽃물들이기를 했다

 

일회용 장갑 손가락 부분으로 싸고

종이테잎으로 돌돌 말으면되니

어렵지 않다

 

하현달로 남은 꽃물은 내일 아침이면

만월로 가득하겠지

나의 치유 방법이다ㆍ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추석에

돈도 많이 썼는데 정작 당신에게는

한게 없네^

하더니 신사임당 한분을 주면서

^내일 맛있는 거 사먹어^한다ㆍ

 

신사임당 한 분

받아들고 ᆢ

 

그때 생각난 봉투들

 

큰 며느리가 사랑합니다 봉투에

직은 애네서 직장 봉투에

시동생과 동서가

넣어서 준것을 열어보지도 않고

추석을 보냈다ㆍ

 

추석을 지나고 가는 며느리에게

신사임당을 안겨주고

동서에게도 안겨주고

 

그저 내 지갑속의 신사임당님은 내게

머물새가 없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가방 깊숙히 주무시고 계신 신사임당님들이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오ᆢ이런 즐거운 일이 있나ᆢ

 

구멍난 지갑처럼 돈이

술술 빠져나가기만 하던 추석

다 마무리 하고 났더니 이렇게 오롯이

내것으로 남은

봉투가 있었네

 

힘들었던 연년생 아들이었지만

키워놓으니 고소하네ㆍ

 

그라구

수고했다고

남편이 주는 신사임당 한분도

괜찮네

 

너무 내 간이 작은가ᆢ

'세상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엉이  (0) 2019.09.18
그녀  (0) 2019.09.16
8남매 추석  (0) 2019.09.13
시골살이 패션  (0) 2019.09.12
고향의 정  (0) 2019.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