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모래 詩詩樂朗

아... 영랑

비단모래 2018. 5. 19. 23:08

 

 

 

 


모란이 피기 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아...영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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