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차이야기

찔레꽃차

비단모래 2017. 5. 27. 21:38

 

찔레꽃가뭄

지금 찔레꽃 가뭄을 겪고 있습니다.

당신이 화사하게 웃을 이때 쯤

세상은 목마르게 말라갑니다.

 

당신의 기다림이

백짓장처럼 피어

향기로 남습니다.

 

당신이 그리워하는

이름 부르지 못 할 이름

촉촉한 ...그 이름

 

 

 

 

 

 

 

 

 

 

찔레꽃차(꽃말:고독.주의깊다.신중한사랑)

효능:지혈.방광염.기침.기관지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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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은 피고

 

                                                       신경림

 

   이웃 가게들이 다 불을 끄고 문을 닫고 난 뒤까지도 그애

는 책을 읽거나 수를 놓으면서 점방에 앉아 있었다. 내가 

멀리서 바라보며 서 있는 학교 마당가에는 하얀 찔레꽃이

피어 있었다. 찔레꽃 향기는 그애한테서 비람을 타고 길을

건넜다.

 

  꽃이 지고 찔레가 여물고 빨간 열매가 맺히기 전에 전쟁

이 나고 그애네 가게는 문이 닫혔다. 그애가 간 곳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오랫동안 그애를 찾아 헤매었나보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그애가 보이기 시작했다. 강나루 분교에서, 아이들 앞에서

날렵하게 몸을 날리는 그애가 보였다. 산골읍 우체국에서,

두꺼운 봉투에 우표를 붙이는 그애가 보였다. 활석 광산 뙤

약볕 아래서, 힘겹게 돌을 깨는 그애가 보였다. 서울의 뒷골

목에서, 항구의 술집에서, 읍내의 건어물점에서, 그애를 거

듭 보면서 세월은 가고, 나는 늙었다. 엄마가 되어 있는, 할

머니가 되어 있는, 아직도 나를 잊지 않고 있는 그애를 보

면서 세월은 가고, 나는 늙었다.

 

  하얀 찔레꽃은 피고,

  또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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