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가끔 뒷동에 사는 첫 돌을 한달 남긴 손자를 봐주고 있습니다.
네살 누나가 어린이집에 가는데 이 손자가 일분 일초도 가만히 있지않아
며느리 손길을 덜어주고 싶어서입니다.
손자를 엎고 오면서 아침마다 은행잎을 주워 줍니다.
아가 이게 은행잎이야
노랑나비 같지?
예쁘지? 아가 흔들어봐
그리고 아침마다 시 한 편 읽어줍니다.
오늘 아침에도 나비라는 시를 들려주었습니다.
아마 오백번도 더 들었을 나비
아가의 머리속에서 나비가 훨훨 날아다닐지도 모릅니다.
나비
손동연
봄이 찍어낸 우표랍니다.
꽃에게만 붙이는 우표랍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 가득한 마음으로 크라고
할머니가 주는 선물입니다.
은행잎을 주워주면 조막손으로 은행잎을 흔듭니다.
시를 들려주면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웅얼웅얼 옹알이 처럼 따라합니다.
할머니가 줄 수 있는 선물이란 마음 뿐입니다.
귀하고 귀한 아기가 나중에 어른이 되면
따뜻한 심성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마음 아프지 않게 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
자신이 조금 더 양보하고 참아내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마음은 정서적 안정이 필요합니다.
물질의 풍요가 아닌 따뜻한 정서가 바탕이 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아가에게 꽃을 보여주고 은행잎을 만지게 하고
시를 들려줍니다.
네살 손녀들이 풀꽃을 외우는 모습도 참 행복합니다.
지금은 뜻이 무언지 모르겠지만 핏줄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시간들이
우리 손녀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것입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가슴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작은 것도 행복하게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상처 많은 세상에서 상처받아도 곧 아름다운 감성으로 치유하고
생살돋고
그리고 다시 웃을 수 있는
그런 아기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가장 바라는 것은 건강한 정신을 갖기 바랍니다.
조용히 시를 읊어 마음을 다스릴 줄 알기를 바랍니다.
지금 들려주는 한편의 시가
콩나물 시루를 빠져나가는 물이 콩나물을 기르듯
아가의 핏줄속을 돌고 머리속을 돌아
행복한 아가로 자라기를
기원합니다.
그게 오직 할머니가 줄수 있는 사랑입니다.
'세상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 첫 날 (0) | 2015.12.01 |
---|---|
눈 이불 (0) | 2015.11.30 |
김장은 협동과 사랑 그리고 나눔이다 (0) | 2015.11.23 |
11월 첫 날 (0) | 2015.11.01 |
제1회 박병순 시조시인 시낭송대회 (0) | 2015.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