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손녀가 소풍을 다녀오며 풀빵을 사가지고 왔다.
땀을 뻘뻘 흘리며 와서 내밀던 종이봉지에 들어있던 따끈한 풀빵 네개.
할머니 드릴려고 사왔다며 밝게 웃던 손녀를 보며
내 아들들을 생각했다.
내 어머니를 생각했다.
어머니는 우리가 소풍을 가거나 멀리 갔다 집에 돌아올 때 절대 빈 손 으로 오는게 아니라고 가르치셨다
살강밑의 놋수저를 팔아서라도 부모님께 드릴것을 사와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소풍을 다녀오는길에는 아버지 술이나 어머니 동생들 줄 사탕이라도 사와야했다.
그것도 습관이 되었다.
넉넉하지 못 한 용돈으로 사려면 내가 쓰고 싶은 걸 참아야 했다.
어느땐 그게 싫어서 빈 손으로 돌아오다가 대문앞에서 크게 후회하곤 했다.
결혼해서 내 아들들에게도 그리 가르쳤다.
그랬더니 1학년 소풍을 다녀오며 아버지 소주한 병 어마 아이스크림 동생 요구르트를 사온 큰 아이
가슴 뭉클 했었다.
작은 아이는 500원짜리 목걸이를 사왔었다.
걸지도 못하는 목걸이를 받고 좋아했다.
우리 아이들도 제 아이들에게 그렇게 가르쳤나보다
1학년 손녀가 나에게 줄 풀빵을 사온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왜 이렇게 마음 아플까 ...
그냥 다 지나가겠지만
지나가는 과정에 이렇게 큰 상처가 남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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