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장에서 4그루 사다가 심은 가지묘가 자라 이렇게 주렁주렁 열린 가지를 땄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아니면 보름에 한 번 밖에 가지 못하는 시골
눈맞춤도 못하고 제때 물도 못주고
주변에 무성한 풀도 제대로 뽑아주지 못했는데
가지는 빈 집을 지키며 무럭무럭 컸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내손으로 심어 수확해 보는 기쁨이 큽니다.
자꾸 마음이 쓰이고 시간만 나면 가서 들여다보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땅의 놀라운 생명력을 봅니다.
이렇게 열매를 키워내려고 그 무시무시한 땡볕을 견뎌냅니다.
장마도 견뎠습니다.
연약한 줄기로 바람도 견뎌냅니다.
그러며 가지를 품어 키우고 있습니다.
부모된 마음처럼 그렇게 숭고하게 지켜내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부모는 자식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돌아온 탕자를 품었듯이
부모는 아픈 손가락을 베어낼 수 없습니다.
그저 생채기가 얼른 낫기를 바라고
평온을 찾기를 기다리며 기도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힘든 사람에게 이 말을 전해주고 싶을 뿐 입니다.
지금 당신이 겪는 시련을 통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기를.
지금 당신이 지나고 있는 깜깜한 고통의
터널 끝에서 눈부신 깨달음의 빛을 만나기를.
그 여정 끝에 희망을 만나기를. 그리고
괴로움의 폭풍이 지나가고 난 후에
더 없는 평온과 기쁨을 누리기를.
- 대프니 로즈 킹마의《인생이 우리를 위해 준비해 놓은 것들》중에서
지난 주말엔 손가락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풀을 뽑았습니다.
뽑아도 뽑아도 풀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가지가 자라는 주변과 고추가 자라는 주변에 난 풀들을
보이는대로 뽑아주었습니다.
그냥 무념무상으로 풀을 뽑았습니다.
그러나 일주일만에 가면 풀은 또 수북히 자라있습니다.
풀의 생명력도 사람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다는 걸 압니다.
실 뿌리만 땅에 붙어있어도 풀은 무성히 자라고 맙니다.
그것도 살아내려는 힘입니다.
땡볕에 포기하지 않으면
비바람에 굴하지 않고 꺾이지 않으면
이렇게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어떤 열매도 땡볕과 비 바람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이만큼 살아오면서 나이만큼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왔듯이 말 입니다.
견뎌내야
참아내야
우리가 희망하는 것을 이룰 수 있습니다.
힘들다고 포기하거나
참아내지 못하면
우리는 인생의 열매를 거둘 수 없습니다.
열매를 잘 키우려고 수 없이 풀을 뽑아내는 노력을 하는 것처럼
인생의 풀도 뽑고 또 뽑아내야 합니다.
그게 인생입니다.
인생은 참고 견뎌내야 비로소 달콤한 열매를 주는 길이니까요.
가지를 수확하면서
인생의 길을 느낍니다.
결코 땡볕아래서 녹록치 않았을 시간을 견디어 낸 가지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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