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시(詩)

상사화 이해인

비단모래 2015. 7. 27. 09:40

 

 

 

상사화

이해인

 

아직도 한 번도

당신을 직접 뵙진 못했군요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를

기다려보지 못한 이들은

잘 모릅니다.

 

좋아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

어긋나보지 않은 이들은

잘 모릅니다.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꽃술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은

언제까지 홀로여야 할까요?

 

 

오랜 세월

침묵속에서

나는 당신에게 말 하는 법을 배웠고

어둠 속에서

위로 없이도 신뢰하는 법은

익혀왔습니다.

 

죽어서라도 꼭

당신을 만나야지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함을

오늘은 어제보다

더욱 믿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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