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특별한 날이다
오늘도 참 좋은 날이다
어쩌면 매일매일이 축제같은 날이다.
북극 아래 첫 땅 툰드라의 네네츠 사람들에겐 기념일이 따로 없다고 한다.
'우리에겐 축제일이 따로 없지요
매일매일이 특별하거든요.
날씨가 좋아서...
새가 울 때에도..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어서...'라고 그들은 말한다
인디언들은 매년 돌아오는 생일을 축하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에 그 전 해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걸 축하한다고 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용기를...
어제보다 팔굽혀펴기의 늘어난 횟수를...
탁구가 좀 더 유연해 진 것이...
우리는 늘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그래서 무슨무슨 데이(day)가 많은가 보다
하지만 그런 기념일이 없어도
툰드라의 유목민과 인디언들을 보면 축하하고 감사할 일들이 많다
생각해보니 정말 축하할 일들 많다.
봄이 우리 눈 앞에 성큼 다가 온 것도...
꽃 피고 있는데 성긴 눈발이 내리는 풍경을 보는 것도...
그리고 가족이 함께 한다는 것도...
오늘 큰 아들 생일이다.
아침 출근길이 바빴을텐데 집에 들려 우리에게 큰 절을 올렸다.
"건강하게 길러주셔서 고맙습니다..이 쌀쌀한 날씨에 낳느라고 고생하셨습니다"
이 한마디가 왜 그렇게 따뜻했을까?
매년 생일이면 아침에 와 큰 절을 올리는 아들이 참 든든하다.
초등학교 들어가 1학년 부터 소풍을 가면 돌아올 때 꼭 아버지 소주 한 병..
엄마와 동생 줄 요구르트를 사가지고 오던 아들
연년생인 동생이 아파서 엄마 아빠를 동생에게 무한 양보 한 아들
넉넉지 못한 청소년기에도 메이커 있는 옷이나 신발을 한번도 사지 못한 아들
그러면서도 늘 웃던 아들
결혼해서 우리사는 아파트 뒷동에 살면서
수시로 살피는 아들
컴퓨터가 안되거나 휴대전화가 안되거나 하면 아들...하고 부르면
언제 어디서나 나타나는 홍반장 처럼 네...하고 달려와 해결하는 아들
우리집과 같은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아들(이건 작은아들네도 동일)
긍정적인 마인드가 더 많은 아들
그아들의 생일에 내가 더 행복한 이유는 뭘까?
81년 3월11일
그날 아침 정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아들을 만났다.
유난히 눈이 큰 아기는 얼마나 순한지
지금 생각해도 이 아들때문에 힘들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넉넉하지 못해 좋은 음식 좋은 옷 못해주고 길렀어도 언제나 괜찮다고 한 아들이다.
이제 두 아이의 아빠로 가장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도 든든하다.
지금은 조금 힘들겠지만 아직 젊고
서로 근검 절약하면서 살고 있으니 어느정도 나이가 들어가면 넉넉해 지리라 믿는다.
봄 날에 태어나 마음 따뜻한 아들이 있어
나...이렇게 잔잔히 나이 들어가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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