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동연가

[스크랩] 거기 계족산이 있었네-읍내동연가

비단모래 2014. 11. 7. 12:28

거기 계족산이 있었네
이현옥

그랬습니다
삶이 얼마나 팍팍한지 보도불럭 사이를 비집고 나온
민들레를 이제서야 보았습니다.

노랗게 눈을 뜨고
나 여기 살아있다고
그 추운 겨울을 이겨냈다고
나팔소리를 내고 있었어도
도시의 소음과
사람속에서 부대끼느라
이제 보았습니다.

세상이 기운것처럼
불안하던 내 발걸음이
민들레처럼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둔길
점점이 켜진 노란 불빛
하나둘 불밝히고 내 앞길을 따라가는 민들레를 보면서
삶은 그렇게 슬프지만은 않다고
나 거기 계족산아래
불켜놓고 기다리는 민들레 같은 내가족이 있다고
걸음이 빨라졌습니다.

그랬습니다.
거기에 계족산이 있었습니다.
상처난 살이 다시 돋아나는 계족산이 있었습니다.

까맣게 검버섯핀 비목 사이로
분홍의 진달래 피어있고
초록색의 눈을뜬 바람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그 계족산은 지금
초록이 번져가고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지금 내모습처럼
지금 내 모습처럼......... 

출처 : 비단모래 詩와 休休..시와 사낭송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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