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시(詩)

[스크랩] 2월-오세영

비단모래 2014. 7. 11. 13:10

2월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 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 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출처 : 금사(錦沙)시낭송.스피치 힐링&조이 아카데미
글쓴이 : silkjewe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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