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 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
*이시는 대전의 한 판사가 피의자인 한 여성에게 읽어주어 그 여성피의자가 눈물흘리게 한 감동의 시입니다.
상한 갈대도 꺾지않으시는 ...어떤 분의 마음과 닮은 시.. |
출처 : 금사(錦沙)시낭송.스피치 힐링&조이 아카데미
글쓴이 : silkjewe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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