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휴식

비단모래 2014. 5. 24. 18:59

그렇게 계절이 흐르고 있었다.

고향집은 비어있는데도

꽃과 나무들은 계절에 맞추어 할 일을 하고 있었다.

매실나무는 이렇게 튼실한 매실열매를 매달고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아무도 없는 집에서 이렇게 제몫을 해내고 있을까?

서늘한 감동이었다.

하나도 남김없이 따왔다.

그 수고로움을 생각해

맑고 맛있게 우러나오면 계절을 생각하며 먹으리라.

고마운 마음으로..

장독대옆의 불두화도 주먹보다 더 큰 꽃송이를 달고

저혼자 피고 저혼자 지고 있었다.

누가 보아주었을까

그 서러운 꽃핌의 몸짓을

저 홀로 꽃잎을 열고 기다림이 길어지자 저 홀로 꽃잎을 떨구고 있었다

눈 맞추자

서럽게 울었다

좀 이쁠때 봐주지..

그래 미안해..일이 있었어.

땅속 뿌리도 굵어가겠지

둥글레 그 고소한 맛을 뿌리로 번져가겠지

어쩜 그리고 굵고 성하게 번져가는지

그래 어떤 이야기를 나누며 땅속을 가고 있을까

이집 주인

너무해

이렇게 싱싱하게 커가는 모습 봐 주지도 않고

그래도 토라지지 않고 그렇게 무심히 집을 지키는

순전한 마음을 사랑해

그럴줄 알았어

기다림에 지켜

하얗게 머리풀줄 알았어

후...

입김에 날려갈 만큼

그렇게 나른하게 기다릴줄 알았어

불어줄게

마음껏 날아가

그동안 집 지키느라 수고했어

와송

신기하게도 이렇게 자랐네

그리움 정비례하나봐

아님 내마음을 아나봐

걱정마

집걱정은 마

잘 지키고 있을게

하고 저 혼자 쑥쑥 자라고 있네

큰 송이 몇개를 따왔다

갈아서 먹거나 샐러드로 먹으려고

혼자 자란것을 데려다가

건강친구 해야지

이 아이도 와송종류

여리고 예쁜데

겨울 눈속에서 그냥 두어도 살아나는 녀석이다

정말 기특하다

 

호랑이발톱와송이라고도 하고 호랑이발톱바위솔이라고도 부르는 녀석

수백개가 우리집을 꽉 채우고 있다

이쁘기 그지없는

자지련화

.

호랑이 발톱 ..혹은 능견바위솔이라고 함

보에메리(Orostachys 屬)

돌나물과의 와송(Orostachys)屬 의 "Boehmeri"입니다.

꽃은 늦가을에 탑을 세운 것 같은 느낌으로 백색의 작은 꽃이 이삭모양으로 달림

 

겨울동안에는 가늘고 긴 잎은 흔적을 없애고,

 

대신 짧은 잎을 가득 단단히 감은 로제트를 형성하고 월동

우리나라 이름으로 자지련화^^子持蓮華

 

 

 

우물은 애기똥풀이 가득담긴 화병이 되었다

그냥 두어도 아름다운 그림이다

그래 그렇게 집을 지키고 있거라

또 올때까지..

 

마음의 휴식을 누리고 온 아름다운 토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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