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이모 결혼식이 있어 둘째며느리 집에 갔다가 나는 가슴 따뜻한 며느리의 마음을 느꼈다.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가 우리집 하고 같았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 뒷동에 사는 큰 아들네도 우리집하고 비밀번호를 똑같이 해놓았다.
엄마가 오더라도 언제라도 자유롭게 문을 열라는 뜻이었다.
지금은 워낙 비밀번호 외울게 많아 헤맬수 있기 때문이리라.
그 이야기를 듣고 기분이 참 좋았는데 작은아들네도 같은 번호를 쓰는 지는 몰랐었다.
그런데...
그 사소한 것이 나를 왜 그렇게 마음 든든하게 만들었을까?
언제 내가 가더라도 마음 놓고 문을 열수 있게 해놓은 것..그마음이 어느 것보다도
기분좋게 했다.
우스개 말로 요즘 아파트 이름이 어려운 영어로 돼 있는게 시어머니가 못찾아오게
그렇다는 말이 있다.
설마 그러랴만은 아주 헛말은 아닌듯 한 생각도 든다.
결혼 한 아들네 집에 가는 일
김치를 담가서도 그냥 경비실에 맡겨두고 오는것이 현명한 시어머니라는 말은 누가 만든 말일까?
그런데
엄마가 올 때 그저 자연스럽게 엄마사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처럼
그렇게 오라고 만든 두아들네 집 비밀번호
그것만 생각하면 가지 않아도 든든하고 편하다.
그건 아들의 마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두 며느리의 배려가 아니었을까?
서로 선호하는 숫자도 있을테고
자기들 만의 숫자로 외우기 쉽게 할 수도 있었을텐데..
우리집 문이 톡톡톡톡소리를 내고 열리면
나는 아들이나 며느리인줄 안다.
언제나 수시로 들러보느라 내는 문소리...
언제든 들어오라는 무언의 번호를
우리는 같이 나누고 산다.
든든하다.
오늘 큰아들이 중국출장을 갔는데 잠결에 엄마 아빠 핸드폰에 톡이 날아왔다.
이제 15분 후면 비행기 탑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아들의 출장길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임무를 잘 하고 돌아오기를 기원한다.
햇살 환한 우수...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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