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친구의 부고를 받고..

비단모래 2011. 5. 27. 10:45

 

         민들레

                                             -생명

바람을 마음에 품고 살았다

오직 생명을 지키기 위해

 

너말 닷되의 피를 쏟으며 날 낳으신 어머니처럼

내가 살아있다는 걸

퍼뜨리기 위해

바람따라 천지사방을 헤매며

내 새끼를 낳았다

 

죄라면

바람과 내통한 죄 밖에 없다

누가 나를 돌로 칠 것인가

 

오직 나를

생명을

 

지켰을 뿐인데...

 

-방송국 출근하며 화단에서 핸드폰으로 찍은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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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문자에 친구 남편의 부고소식을 받았다.

아..

우리가 그런 나이가 되었구나.

 

위암말기로

시골로 들어가 요양하며

몇년을 투병하다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다

 

친구의 얼굴이 떠오른다

눈이 동그랗고 입술이 도톰하던 함양이 고향인 친구

경상도 말씨가 구수하던

 

 늘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다던 인형같은 친구의 남편은

아내를 세상에 남기고 어떻게 떠났을까?

 

퇴근후에 가려고 한다

진천...

낯설길을 가면서 앞으로 남편없는 낯선 세상을 가야하는 친구를 안아주리라

말없이 안아보리라.

 

날이 흐리다.

그냥 무념 무상의 하루가 되기를..

 

 

 

내일은 동창생들과 부산엘 가기로 했고

모레 일요일은 서울을 가려고 하는데 마음이 편치를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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