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푸르면 푸른대로
흐리면 흐린대로
꽃이 피면 피는대로
지면 지는대로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
어제 저녁 차를 놓고 퇴근해서 오늘 아침 걸어서 출근을 했다.
아카시아 꽃이 흐드러진 길에는 달콤한 오월의 향기가 났다.
산등성이에 폭설이 내린 것 처럼 희다.
조팝꽃지고 이팝꽃지니 아카시아꽃 찔레꽃이
흰 그리움을 흔든다.
걸어서 오는 40분
길가에 꽃들을 바라보며 해찰하며 걷는 기분
즐거웠다.
어려서 나는 해찰을 잘했다.
집에 곧장 오지않고 길가에 작은 꽃을 바라보다
돌아오면 엄마는 해찰하지 말라고 하셨다.
해찰하다
‘해찰’이라는 말은 ‘일에는 마음을 두지 않고 쓸데없이 다른 짓을 함’이라고
국어사전에 나와있는데 나는 정말 해찰을 많이 했다.
길가에 있는 모든것들이 친구였고
그리움의 대상이었고
외로움을 달래는 대상이었다.
이상하게 외롭던 소녀
강력한 치료제는 자연이었다.
그 자연의 힘으로 나는 여기 이렇게 나이들어 가고 오월의 향기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