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동서와 마지막 여행이 아니길...

비단모래 2011. 3. 14. 14:09

 

 어제 모처럼 좋은 봄날씨

울산에서 온 세째동서와 지금은 많이 아픈 둘째 동서를 데리고 여자셋이 봄나들이를 떠났습니다.

청원에 있는 상수허브랜드에 들려 온갖 허브냄새를 맡았습니다,

이향기가 동서의 몸에 있는 나쁜 기운을 다 감싸주어서

건강을 회복하기를 기원했습니다.

모처럼 동서도 웃었습니다.

지금 무지 불안할텐데 ..

상수허브랜드에는 이렇게 큰 동백꽃이 피어있었습니다.

꽃피는 계절에 우리는 마음이 아픕니다.

 

 

 사랑하는 동서 김영희입니다.

요즘 여당당대표 김영희를 보면서 우리집 김영희가 여당당 당수라고 부릅니다.

나보다 한살아래인 내 동서는 참 살뜰합니다.

정말 살림도 어찌 그리도 깔끔하게 하는지 집안이 늘 정리정돈이 되어있습니다.

동서는 음식도 잘합니다.

이 동서가 아픕니다.

 

 

 이번의 여행이 동서와 마지막 여행이 아니기를 기원합니다.

오늘 동서는 서울로 검사결과를 보러갔습니다.

손이 떨리고 가슴이 떨리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말기"라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일이...어떻게 이럴수가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머릿속에 하얗게 바랬습니다.

점심시간에 밖을 한바퀴 돌았습니다.

아무런것도 생각나지 않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동서가 바라보는 곳은 어디일까요?

저먼 창 밖

거기에 남아있는 기억의 뿌리들..

동서가 사랑하는 남편..두딸 막내아들..

그리고 예쁘게 가꾸어 놓은 집..올망졸망한 화분들.

그리고 홀로계신 동서의 친정어머니..

시아버지...

눈물이 납니다.

 동서와 함께 먹은 이꽃밥이 마지막 밥이 아니길 바랍니다.

다시 일어나 이렇게 ...

이화려한 밥상을 다시 놓고 웃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대청댐 주변을 달려 바람의 노래라는 카페에 갔습니다.

밖을 내다보며 우리도 이렇게 살자고 했습니다.

우리도 이렇게 모여 물 바라보며 좋은 바람과 함께 살자고 했습니다.

동서는 대추차가 참 맛있다고 했습니다.

 

동서의 시간이 ...

동서의 ...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그냥 어제 행복하게 웃었고

그런날만 계속 있기를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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