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있는 아파트 정문 상가에 속옷가게를 하는 그녀가 있다.
그녀는
아주 풍만한 가슴으로
오가는 이들에게 커피 녹차 그리고 이야기방을 내주고 있다.
오늘 아침
농협에 들러 거액의 세금을(400만원 가까운 등록금 포함) 내고 돌아오며 허전해진 통장잔고처럼
이게 뭐하는 짓인가~내 마음의 잔고가 내려가
그녀가 앉아있는 가게 유리문을 밀치고 들어갔다.
모닝커피 한잔 주세요..
그녀가 물을 끓이기 시작한다
전기 주전자에 쏴하는 바람소리가 들린다.
따끈한 커피한잔을 손에 쥐고 잔고 내려간 가슴을 커피로 채워간다.
사랑하는 사람.소중한 사람은 가슴에 묻어두고
그를 아프지 않게 하는것...이란 말을 주고 받으며
문학의 길을 함께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 그녀는 고추꽃같다.
눈에 띄지 않지만
사람들이 그다지 눈여겨보지 않지만 저홀로 아름다운 꽃
꽃이 지며 다복다복 고추열매를 매달듯
작은 가게 앉에서 누에고치처럼 아름다운 시를 뽑아내고 있는 그녀.
<별보다 고운 눈물 내안에 가두고>그녀의 시집처럼
별보다 고운 눈물 그녀안에 가두고 입은 늘 활짝웃으며
바비 인형같은 눈을 깜박이고 있다.
오늘 모닝커피에는 가을이 들어있었다.
문득
살갗을 스치는 가을
아...그녀의 가을은 또 얼마나 황홀할 것인가!
또 얼마나 쓸쓸할 것인가!
그녀가 파는 브래지어
가슴 소복한 여자를 기다리듯이
가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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