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작은 아들에게

비단모래 2006. 6. 19. 14:41

 

작은 아들~!!

이제 22일날이면 엄마곁을 떠나네.

공부하러 간다고 기쁘게 생각하자해도 1년을 못본다고 생각하니

울컥 가슴이 뜨거워진다.

아직 엄마가 보기엔 아기같은데..아직도 엄마는 애기야~라고 너를 부르는데

 

오늘 외할아버지께 인사하러 다녀왔는데

자식기르는 일이 다그런건지..할아버지는 떠나는 너땜에 마음아파 할 딸을

걱정하고 계셨지.

"공항에서 보내고 에미 울고 내려올텐데..."하시는 외할아버지

요즘 통 술도 드시지 않고 사드린 점심도 반 밖에 드시지 않아

걱정스러웠다.

여든의 아버지..홀로계신 외로움에 자꾸 야위어 가시는데 너 간다고

여비를 두둑하게 마련해 주셨다.

 

"아버지 편찮으시면 병원 모시고 갈게요..엄마도 않계신데 아버지마저 않계시면

우리 남매 고아 되잖아요..그러니 오래오래 사세요"

라고 했지만 왜 이렇게 쓸쓸하게 마음아픈지 모르겠다.

 

 

할아버지께 절을 올리며 '다녀 올 동안 건강하시라'고 하던 네 든든한 등을 보면서도

엄마는 눈물이 난다.

 

네가 엄마아들로 25년전 태어나던 날

엄마는 지독한 난산으로 정신을 잃었었다.

 

그리고 너를 기르며 참 많이도 울었다.

네가 가여워서 울었고 니 아픔을 엄마가 대신할 수 없어 속상해서 울었고

여덟번의 대수술을 이기고 기특하게 자라주는 네가 대견해서 울었다.

 

가끔 죽음이란것도 생각했었지만

너는 엄마가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되었고

그리고 아주 사려깊게 잘 자랐다.

 

"엄마..아프지 마세요...약속해요"

손가락을 걸자며 내미는 너를 보며 또 눈물이 나온다.

 

 

 

너를 보내고나면 당분간 너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그리울테고

집안을 가득 메우던 넉넉함이 그리울테고

엄마 혈압을 재고 맥박을 재며 건강체크하던 네 세심함이 그리울텐데.

 

너와 함께 영화보고 야구하고 월드컵 응원하며 친구처럼 다니는 형아도

한동안 쓸쓸할텐데

 

아빠등에 부황을 뜨면서 아빠도 이젠 몸관리 잘해야 한다던 너땜에 아빠도

너를 그리워할텐데..

많은 아픔을 견뎌온 네가 멋진 남자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간호대학을 가더니...

 

아들!!

엄마 너 많이 보고싶을거야.

네 환한 웃음이..정말 잘부르는 노래소리가 그리워질거야.

 

담담하게 떠날 준비를 하는 너도 마음속이 복잡하겠지.

 

아들!

정말 건강하게 잘 다녀와.

먼곳에서 아프지말고 밥 잘챙겨먹고

더위도 많이 타는데 더운나라로 가니..걱정이 많으네.

 

엄마도 너랑 약속대로 아프지않고 너  기다릴게.

많은 것보고 많은 것 느끼고 엄마에게 건강하게 돌아와.

 

엄마 바쁘다고 소홀한 것 많았는데도

늘 괜찮다던 아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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