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유월을 시작하며

비단모래 2006. 6. 1. 09:47

 

어제는모처럼 같이 있을 수 있어 즐거웠네. 충분하진 않지만 마음편히 쉴 수

있어서 좋았고 무릉원 형님내외와 차 한잔 할 수있었던 시간이 여유로웠지

 그렇게 당신의 5월을 마감하고 더 즐겁고 더 행복해야 할 6월의 시작 첫날부터

 덥긴하지만 5월보다 더 건강하고 여유로운 달 이었으면 좋겠어

작은아들을 멀리보내야하는 아픔도있지만 좋은일 축하할 일이니만큼 격려와

사랑으로 보내야 되겠지? 마음아파도...

그런 6월 걱정은 되지만 행복한 달 될거야  당신의 건강이 있는 한...

                                       6월첫날 남편이

 

 

 어제 다녀온 시골집 화단에 목단꽃이 흐드러졌다.

우물가에 불두화도 주먹만한 흰 등을 다닥다닥 달고 있었고

백합도 무더기 무더기 꽃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꽈리꽃 둥글레꽃도 몽오리가 솟아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텃밭 절반을 차지한 목단꽃

그 고혹의 자태가 아름다웠다.

 

어머니 살아계실때면 목단꽃 필 이무렵 담장가에 서 있는 죽순나무 순을 잘라

삶아 무쳐먹기도 하고 전을 부쳐먹기도 했었다.

지금은 죽순나무 순이 억세지도록 손길 주는 일 없으니 저혼자

힘줄 세워가고 있다.

 

큰 며느리 간다고 아버님께서는 상추를 한바구니 뜯어 놓으셨고 부추도 한단

만들어 놓으셨다.

너무 많은 상추에 겁이 나기도 했지만

아버님 마음때문에 다 가져오고 말았다.

 

아버님은 봉투하나를 주셨다.

"작은 애 유학간다며?....갈때줘라.."

"아니 아버님..무슨 돈이 있으시다고..준비 다 됐어요."

"갖다줘라..내가 그애 올때까지 살란가도 모르고..할애비 마음이다."

 

혼자 그 큰집에서

살아가시는 아버님

 

아버님 모시고 읍내에 나가 점심을 먹었다.

아버님과 복분자술을 마셨다.

며느리 술잔에 술을 따라 주시는 아버님

그 술잔이 가슴 뜨겁게 했다.

 

6월22일 떠날 아이의 비행기표가 나왔다.

1년간 엄마와 떨어질

엄마보다 담담한 작은아이의 모습이 든든하다.

 

큰 아이는 동생의 유학비를 보탠다고 열심히 일하는 중이다.

"엄마 ~제가 동생 공부하는 비용 절반은 낼게요..엄마 너무 힘드시니..."

 

형아 군대보내고 마음아파하는 나를 작은 아이가 위로하더니

동생 보내는 엄마를 큰 아이가 힘을보탠다.

 

무엇보다 놀라운건 형제간의 우애다.

"엄마 그래도 귀엽고 장하잖아요..그렇게 고생하고 크더니 얼마나 든든해요.

그렇게 공부하려고 고생길을 결정하는걸 보면 ...멋지잖아요"

 

형답다. 어려서부터 모든걸 동생에게 양보하고 자란 형

아픈 동생을 마음다해 보살피더니 ...

 

유월이다.

작은 아이를 떠나보내고 한동안 마음앓이 할테지만

나도 어지간히 마음준비 되었으니..괜찮을것 같다.

 

"유월 한달도 건강하고~즐겁게 지내"

유월 첫날 출근하며 남편은 내 핏줄속에 사랑을 수혈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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