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기억
그 많은 식구들 모두 가고
시골집에 오롯이 둘이 남았다
예전 부모님 계실 때 이러셨으리라
참 쓸쓸한ᆢ
형제 자매들이 놓고 간 웃음을 주워 담으며
손주들이 놓고 간 귀여움을
필름처럼 감아놓으며
까만 밤이 내린 천막속에 스민다ㆍ
오늘
동서의 산소에 들려
살아있는 사람들이 편하자고
작은 의식을 치렀다
숸 넷
참 아까운 나이에 친구같은 아랫동서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떠났다
그리고 올해
동서가 살았으면 환갑ᆢ인데
사갑(死甲)으로 맞고 말았다ㆍ
며칠 전
조심스럽게 시동생에게 전화해
혹시 동서의 사갑을 준비하는지 물었더니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ㆍ
그래서
시골 가는 김에
생일이 며칠 남지 않았으니
간단히 라도 해주고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더니 애들은 모를테니
형수님이 준비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실은 나도 처음 이지만 그냥 지나기에는
동서에게 너무 미안하고
섭섭해서
영가복을 준비하고
간단히 술과 음식ㆍ생전에 좋아했던
커피 한 잔을 준비해
우리 남편 아들 며느리 손주들
아직 남은 시동생들과 동서들
그리고
동서의 남편인 시동생과
동서의 산소를 찾았다ㆍ
참 날도 좋은 오늘
산소앞에 옷을 놓고
형님이 준비했으니 예쁘게 입으라 했다
그리고 시동생과 조카들 잘 보살펴 달라
부탁했다
또
혹시
시동생에게 다른 여자가 생겨도
6년을 잘 지냈으니 이제 자네가
이해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마음 아팠다
옷은 연기를 따라
하늘로 올랐다
동서에게 닿았을까
형님 마음
살아있는 사람 좀 편하고 싶은
어떤 작은 바람
하지만
정말 보고 싶고 그리운 시간들
불쑥불쑥 올라와
가끔 아주 슬퍼질 때
있는 형님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도ㆍᆢ
친구 같았고
참 좋았던 동서였는데
^형님 고마웠어
항상 내곁에 있어줘서ᆢ^ 라고
마지막 말을 남기고 간 내 동서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