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에는 구제역으로
작년에는 세월호 아픔을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거의 6개월을
올해는 메르스로
지역가수로 활동하는 남편의 활동이 정지되었다.
사회적영향은 약자의 경제를 많이 흔들어댄다.
더큰 걱정은 두아들 때문이다.
큰 아들은 메르스 현장을 취재해야 하는 병원출입기자로
작은아들은 메르스환자가 있다는 병원의 전문간호사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집은 세 남자가 다 어려움에 처해있다.
남편의 우울감이 자꾸만 커지는 것 같다,
모든게 정지된 느낌인가 보다.
작년 세월호여파는 우리집 경제상황을 무지 떨어뜨렸다.
행사가 취소되고 하고 있는 노래교실도 문을 몇차례 닫으니
일용직처럼 살아가는 우리집은 정말 힘이 들었다.
가까스로 세월호 여파를 이기며 새해를 맞고 올해는 좀 괜찮으려니 생각했었다.
그런데 메르스 여파는 정말 크다.
살아있으므로 들어가야 하는 돈이
아니 자꾸만 늘어나기만 하는 삶의 비용이
버겁다.
나도 이런데 남편은 기가 꺾일 정도로 힘이 드나보다.
몇 주의 주식을 팔았다고 힘없이 말했다.
직장다닐 때 우리사주로 나왔던 것인데
나중 노후자금으로 쓴다고 아끼고 아끼던 것인데...
무서운 생활비는 가장의 어깨를 누르고 있다.
그냥 시골로 갔다.
남편은 하루종일 풀을 뽑고 나무를 자르고
무엇인가 열중했다.
그게 지금의 어려움을 잊는 방법인가 보다.
옆에서 지켜보는것도 안스럽다.
그냥 말없이 그의 곁에서 그가 몰두하는 것을 바라본다.
점심으로 냄비밥을 하고 상추를 뜯어 씻어놓고 묵은김치를 헹궈 볶고
텃벝에서 비름나물을 뜯어 무쳤다.
그리고 돼지고기 반근을 구웠다.
말없이 밥을 먹는 남편은 밥맛도 없나보다.
희망을 가져야 한다고
이 어려움도 다 지나간다고
알고 있지만
지금은 앞이 캄캄하다.
그저 남편이 힘을 잃지 말았으면 한다.
힘을 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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