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부모는 무엇이 행복한가

비단모래 2015. 4. 30. 21:16

부모라는 이름은 어떤일이 행복할까?

내 새끼들이 건강할 때

결혼한 자녀들이 서로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손주들이 무럭무럭 자랄 때

어찌보면 아주 소박한 것에 행복을 느낀다.

며느리들이 얼굴이 밝으면 안심이 되고 혹시 좀 어두우면 아들들이 뭘 잘못했는지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우리며느리들은 대체적으로 명랑하고 좀 언짢아도 표현을 하지 않아 마음이 편하지만

뒷동에 두아들을 두고 살다보니 이런일 저런일이 늘 마음에 쓰인다.

 

아들들이 며느리들에게 좀 잘했으면 좋겠고

집안일도 잘 거들면 좋겠고...

부유하지 못한 우리집에 시집온 며느리들에게 마음이라도 풍성하게 나눌 수 있으면 좋겠고

그렇다.

 

한달 전 부터 작은며느리가 근처에 아르바이트를 나가기 시작했다.

큰 손녀가 초등학교엘 들어가고 작은 손녀가 종일반에 있으니 아르바이트 시간이

허락되었다.

어린나이에 시집와  두아이 키우며 살아온 8년

답답했을 것이다.

 

경제적인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잠시라도 본인이 성취하고자 하는 일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행이 방송통신대학에 다시 편입해 자신의 꿈을 위한 공부도 시작해 신통하게 생각했는데

아르바이트까지 하게 되었다.

 

그러더니 오늘 한달 되는 날

월급을 탔다고 밝은 모습으로 전화를 했다.

저녁을 사겠다는 것이다.

괜찮다고 했지만 엄마 아빠에게 첫 월급을 쓰고 싶다고 했다.

손위 동서인 큰며느리까지 함께해 삽겹살로 저녁을 먹고 일이 있어 나갔다 들어오니

현관 탁자위에 봉투가 놓여있었다.

 

이현옥 엄마께

엄마~이런거 꼭 해보고 싶었어요

첫 월급 받아서 용돈 드리기~ㅎㅎ

마음은 정말 많이 드리고 싶은데,,

조금밖에 못 넣었어요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더 많이 드릴게요

항상 감사해요~

 

2014년 4월30일 김난희 올림

 

아..무한 행복하고 가슴 뭉클했다.

 

오늘은 기쁨이 두배로 전해지는 날이다.

작은 아들이 생전처음 신어보는 메이커의 신발을 하나 사주었다.

엄마 스타일이라며 사준 여름신발

왜 내 가슴이 울컥했을까?

 

아들 고마워~ 하고 문자를 보냈더니

"예쁘게 신으세요 떨어지면 또 사드릴게"

이 기분이 뭘까?

 

내 가슴 가득 안개처럼 퍼지는 행복감

이게 정말 행복한 감정인가 보다.

 

^^두아들네가 뒷동에 살면서 수시로 챙겨주고 있어

실은 늘 든든하다.

아들~ 하고 부르면 달려오는 큰 아들~ 우리집의 해결사다.

컴퓨터가 안돼도 휴대전화에 문제가 생겨도

아들만 부르면 언제나 예스다.

실은 그러기도 쉽지않다는 걸 안다.

 

그리고 아들들이 그렇게 부모에게 예스하고 사는것도 다 며느리덕이란 생각이다.

며느리들이 불편해 하지 않으니 말이다.

우리집과 두며느리 현관문 번호가 같다면 ..

며느리들이 부담스러울텐데도 기꺼이 그 번호를 입력했다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게 행복이다.

4월달이 간다.

실은 4월은 참 아픈 달이었는데

마지막 날 이렇게 행복하게 마무리한다.

 

고맙다.

며느리들, 아들들, 손녀들, 그리고 손자

이렇게 넉넉한 우리가족이 사랑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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