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최고의 선물은 생일때나 받아보는 종합선물 세트였다.
끈을 풀고 알록달록한 포장지를 벗기면
네모난 박스안에 그야말로 온갖 과자가 다 들어있던 ..
껌..과자..사탕..초코렛..어느걸 먼저 먹어야 할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던 그 보물상자
내 유년시절을 아름답게 만든 행복한 상자였다.
친정엄마처럼 이렇게 챙겨온 그녀
열무김치를 담고 노각에 춧고추 풋사과 감자한박스 옥수수핮자루 매실액2병
하다못해 깻잎 삶은것까지
늘 허둥대는 나를 위안하듯 꼼꼼하게 챙겨왔다.
감자 옥수수 그리고 매실액 한병은 뒷집 사돈과 나누고
넉넉한 마음으로 저녁을 보냈다.
오늘아침 옥수수를 찌고
밥에 감자를 벗겨 몇 알 올리고
깻잎을 무치고 된장 끓이고
열무김치에 모처럼 호사스런 아침밥을 먹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친정엄마처럼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랬더니
맛있게 드셨다니 제가 행복합니다....
라는 답이 왔다.
자신의 일도하며 농사짓는 그녀
몇년 째 김장김치까지 담가주는 그녀에게 나는 무엇으로 보답해야 하나.
아무리 자신이 짓는 농사라지만 누군가에게 선뜻
그리고 이렇게 골고루 챙긴다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자신의 집 옆에 노는 땅있으니 집지어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그녀
그녀의 마음이 바로 종합선물세트다.
그녀에게서 잃었던 친정엄마의 푸근함을 느낀다.
고마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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