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친정엄마같은 그녀의 종합선물

비단모래 2012. 7. 17. 10:08

어린시절 최고의 선물은 생일때나 받아보는 종합선물 세트였다.

끈을 풀고 알록달록한 포장지를 벗기면

네모난 박스안에 그야말로 온갖 과자가 다 들어있던 ..

껌..과자..사탕..초코렛..어느걸 먼저 먹어야 할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던 그 보물상자

내 유년시절을 아름답게 만든  행복한 상자였다.

 

 

친정엄마처럼 이렇게 챙겨온 그녀

열무김치를 담고 노각에 춧고추 풋사과 감자한박스  옥수수핮자루  매실액2병

하다못해 깻잎 삶은것까지

늘 허둥대는 나를 위안하듯 꼼꼼하게 챙겨왔다.

 

감자 옥수수 그리고 매실액 한병은 뒷집 사돈과 나누고

넉넉한 마음으로 저녁을 보냈다.

 

오늘아침 옥수수를 찌고

밥에 감자를 벗겨 몇 알 올리고

깻잎을 무치고 된장 끓이고

열무김치에 모처럼 호사스런 아침밥을 먹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친정엄마처럼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랬더니

 

맛있게 드셨다니 제가 행복합니다....

라는 답이 왔다.

 

자신의 일도하며 농사짓는 그녀

몇년 째 김장김치까지 담가주는 그녀에게 나는 무엇으로 보답해야 하나.

 

아무리 자신이 짓는 농사라지만 누군가에게 선뜻

그리고 이렇게 골고루 챙긴다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자신의 집 옆에 노는 땅있으니 집지어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그녀

그녀의 마음이 바로 종합선물세트다.

 

그녀에게서 잃었던 친정엄마의 푸근함을 느낀다.

고마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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