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마누라! 당신의 아픔 빼고는 모두 좋았던 11월이 끝났네요.
시작인가 했는데 모든사람들이 같이 일을 할텐데
우리만 빠르다고 느끼는건지 달력도 마지막 한 장.
엊그제 동생을시집보내며 목이메이던 오빠의 마음이
내가지금 이 달력 한 장을 바라보는 마음일까요? 좀 허전하긴해요.
하지만 덤 으로 얻은 1년, 아니 열두달 아니, 그보다 더 많은 365일 더멋지고 더 보람있게 쓸겁니다
주위에 모든분들과 모든것들에 감사하며 이쁜마누라의 아픔없기를 기도하면서요.
12월첫날 이쁜당신의 결혼기념일을 진심으로 축하해요.행복합니다.사랑해요.
-남편
아침 안개가 계족산을 품었다.
계족산은 안개속에 싸여 어떤 꿈을 꿀까?
안개 걷히면 푸르고 당당한 위용을 보여주겠지..
12월 첫 날 ...결혼 만 30주년 아침
남편이 해주는 현미밥을 먹고..축하를 받았다.
며느리들에게 블랙펄 이라는 압력밥솥을 결혼기념일 선물로 받았다.
맛있는 밥을 먹으라는 뜻일거다, 참 재미있는 아이들이다.
"엄마 닉이 블랙펄인데..어떻게 블랙펄을 샀어?"
玄玉..
결혼 30주년이 또 진주혼식 이라고 한다.
그러니 블랙펄 압력밥솥이 딱 맞는 선물이다.
그보다 더 값진것은 원래 올 12월 말일이 정년인 남편의 정년이 1년 연장되었다는 것이다.
내년 1년은 남편에게는 정말 고마운 한 해 이기도 할것이다.
30여년 젊음을 바쳐 일한 곳, 가족과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 곳
그리고 자신을 눈부시게 가꾸어 준 곳에서 1년간은 행복하게 일하고 싶다고 한다.
박수를 보낸다.
결혼생활 30년간 한결 같았던..그러면서도
"내가 왜 지난 날 당신마음을 그렇게 아프게 했는지 몰라..좀 일찍 철이 들었었으면 좋았을텐데..."
안개는 걷힐테고 분명 우리의 12월은 따뜻할테고...
돌아보니 30년 살아오면서 눈물도 아픔도 많았지만..웃음이 더 많았다,
남편에게 꽃다발이 배달돼 왔고 큰며느리는 조끼를 작은 며느리는 통장에 돈을 좀 넣었다고 한다.
그리고 두 며느리가 돈을 합해 솥을 샀다고 한다.
결혼기념일에 받은 압력솥의 의미가 남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