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은총아빠는 희망을 위해 달리고 달렸습니다

비단모래 2010. 10. 18. 09:11

 

중증 장애 은총이와 철인 3종경기 ‘아빠의 도전’

시사매거진 2580을 보고

        

 

10월 17일 오후 10시 45분 방송되는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는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는

은총이 아빠의 눈물 나는 도전기를 그렸다.

8년 전 스터지웨버 플리펠트웨노우네이웨버 오타모반 뇌병변장애 불치병을 안고 태어난 은총이는

 2003년 태어났을 당시엔 1년밖에 살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은총이는 생후 3개월부터 심한 경기와 발작을 일으켰고 결국 좌뇌 절제 수술을 받았다.

얼굴엔 검붉은 혈관종이 뒤덮여 있고

 녹내장으로 한 쪽 눈은 완전히 시력을 잃었다. 말도 할 수 없고 걸음걸이도 불편하다.

죽을
고비도 여러 차례 넘겼던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은총이 부모는 큰 빚을 지게 됐고 은행원이었던

 아버지는 직장도 잃게 돼 결국 신용불량자가 됐다. 부부는 처음엔 자책도 하고 좌절도 하고 눈물도 많이 흘렸다.

“괴물이다” “
사람이 아니다”라는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이겨내고 살아온 8년 마음고생이 컸지만

두 부부는 지금  은총이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은총이 아버지는 최근 아들을 위해 특별한 도전을 준비했다. 

 10월 16일 아들 은총이와 함께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는 은총이를 태운 유모차를 밀면서 뛰고 휠체어를 매단 채 자전거 페달을 밟고 은총이가 탄 고무보트를 끌면서

수영을 해야 하기에 주위에선 무모하다며 말렸다.
하지만 은총아빠는 보통 사람도 하기 힘든 철인 3종 경기를 결국 은총이 아빠는 해내고 말았다.

 ------------------------------------------------------------------------------------------------------------

은총아빠...

참으로 위대한 가을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슴 서늘한 가을 저녁이었습니다.

남편과 둘이 시사매거진을 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남편은 말을 하지못했습니다.

우리도 그런 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절망이라고 더이상 일어설 기력이 없다고 절망하던 그날들..

 

그러며 일어섰습니다.

 

작은아들이 태어나서 28일만에 급성골수염이 걸렸습니다.

엄마 손가락 보다 가는 다리뼈를 가르고 수술을 했습니다.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는 아기의 가슴을 두드리며 밤을 샌 아빠는 밤새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부어있었습니다.

 

그후 아이는 13년간 여덟번의 수술을 하며 죽음과 싸웠습니다.

은총이 엄마가 하던 말이 가슴을 찔렀습니다.

자꾸 우리아이를 보고 혀를 차요..아이들이 보고 괴물이다 하고 도망가요.

그말이 얼마나 은총엄마를 힘들게 했을지 압니다.

 

우리아이가 양다리에 보조기를 차고 뒤뚱거릴때 사람들은 길가다 돌아보고 혀를 찼고

왜그러느냐고 수천번도 더 물었습니다.

통기브스를 하고 병원에 오르내리고 안아주지도 업어주지도 못하며 아이를 길렀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간간 절망하고 있을때 아이아빠는 등을 두드렸습니다.

은총아빠처럼 말했습니다.

의학이 발전할테니 절망하지 말자고 했습니다.

 

아들이 세살때 두번째 수술할 때 저는 그냥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18살까지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아득한 세월이 가위눌려 그자리에서 쓰러졌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학교에 다닐때도 학교 담벼락에서 아이를 기다릴때도

입술을 물어야 했습니다.

아이 소풍날도 운동회날도 울어야 했습니다.

뒤뚱거리며 달리는 아이를 바라보는 운동장 가득한 사람들은 웃었고

유일하게 엄마만 울었습니다.

그래도 우리아이는 끝까지 달렸습니다.

 

통기브스한 아이를 업고 독립기념관으로 해수욕장으로 다녔던 아이아빠가 있었기에

단풍구경을 하러 다닌 그 가을이 있었기에

그 아이는 열 여덟살을 넘기고 스물아홉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당당한 남자 간호사가 되어 아픈 사람을 간호하고 있습니다.

아..지난 세월의 상처가 기억나고 은총아빠가 자랑스러워

우리부부는 울었습니다.

그리고 은총아빠가 3종경기를 마치자 둘이 박수를 쳤습니다.

 

맞습니다.

우리아이는 모습이 좀 다를 뿐이지 엄마아빠에게는 누구보다도 소중하고 이쁜

아이입니다.

그 아이가 부모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달린 은총아빠..

신의 은총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든지 절망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은총아빠의 도전을 보고 희망을 찾기를 바랍니다.

 

세상에서 가장 안타까운 일은 자식이 아픈것을 보아야 하는 부모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대신해줄 수 없을 때 절망합니다.

은총이 엄마 아빠는 은총이 에게 무한 사랑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은총이를 감사하게 고맙게 기르고 있습니다.

 

은총이 아빠는 누구보다도 위대했습니다.

은총엄마는 누구보다도 위대한 엄마였습니다.

 

은총엄마에게 은총아빠에게 눈물의 박수를 보내는 우리가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만들어낸 은총이 엄마 아빠 그리고 은총이에게 신의 은총이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세상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면의 새벽, 낯선길을 서성이다  (0) 2010.10.20
가을을 동봉하다  (0) 2010.10.19
시로 전하는 가을속 사랑  (0) 2010.10.17
시어머님 기일에..  (0) 2010.10.15
사랑을 읊다  (0) 2010.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