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30일 9월 마지막 날 목요일 아침
안개에 젖었다.
가을 안개에 풍년 든다는 속담이 있다.
가을의 맑은 햇살이 벼가 익는 것을 도와서 풍년이 든다는 뜻이다.
안개는 흔히 맑은 날에 낀다. 가을에 안개가 많이 끼면 그만큼 맑은 날도 많다는 것이다.
교통은 혼잡해도 낮에는 날이 맑아질것이라는 희망이니 그나마 위안이 된다.
깊어가는 가을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하루가 되겠다.
마음을 가라앉힌다.
서서히 아침안개가 걷히면 맑은 하늘이 보일 것이다.
며칠 전 삶아서 물에 우려놓은 시레기로 된장국을 끓였다
물론 한손으로 하고 있자니 거의 다 남편이 도왔다.
밥을 하고 상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 청소를 하고 쓰레기분리수거를 하고
주부가 하는 일을 요즘 거의 남편이 하고 있다.
주부남편이 된것이다.
어제저녁 지난번 시골에서 뽑아온 어린 배추로 김치를 담가두었다.
시레기 된장국과 김치를 놓고 아침상을 차렸다.(남편이)
오늘 아침 먹으면 저녁은 금식일테니...
남편은 내가 아침을 먹기 바랐다.
서로 말은 안하고 있었지만 아마 무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일거다.
그러고 보니 몇년 전 2003년 10월1일
그날도 수술을 했었다.
병원 침상에서 10월을 맞았었고 나를 병문안 오셨던 시어머님이 10월4일에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시어머님을 도둑 맞은것처럼 그렇게 잃었다.수술직후라 어머님을 지켜드리지 못하고
입관만 본 후 병원으로 돌아와야 했다.
가을은 아프다.
10월은 아픈기억이 많은 달이다.
시어머님 친정어머님이 10월에 다 돌아가셨다.
그리고 나는 10월에 또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다.
가을을 좋아하는 내게 시샘인지..
거리에 노란 은행알이 떨어져 뒹굴고 있다
은행나무 잎도 노란 가을햇살을 화운데이션처럼 바르고 있다.
감도 이파리 사이에 고개를 내밀고 네온처럼 노란불을 켜기 시작했다.
가을이다.
세상은 가을로 색칠해 가는데
내가 좋아하는 가을이 왔는데..가을아침은 안개에 젖고 있고 나는 상념에 젖는다.
그래도 가을은 내가 사랑하는 계절이다.
그리운 사람들이 믾이 보고싶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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