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을 찾으라
서명이전
8월5일부터 11일까지 전시
대전 MBC M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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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최고라는 날 점심식사를 마치고 들어오는길
로비에 새로운 기법의 전시회 그림이 걸려있다.
가만히 들여다 보니 천에 물을 들여 만든 홀치기 기법의 작품이라고 한다.
작가 서명이님의 작품일기를 보면
2010년 , 어느 봄날
지인의 댁에 병문안을 갔을 때 그분께서 빌려주신 책'내 얼굴을 찾으라'를 읽고
영감이 떠올라 작품의 밑그림이 시작되었다.
존 업다이크의 스무번째 소설'내 얼굴을 찾으라'는 뉴욕 타임즈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책'이었다고 한다.
작품 내용은 미술에 대한 묵상,세월,그리고 추억을 담고 있었다.
특히 소설속의 자명한 화가는 미국 미술계의 전설적인 두남자'잭슨플록'과 '앤디워홀'이 모델이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앤디워홀이 광고이미지를 차용한 것도 시도해 보겠다고 결심했다.
이책에서 여자 주인공'호프 사페즈'는 이렇게 말을 했다.
'예술의 비극은 예술가들의 창작수명이 대중관심의 폭보다 훨씬 작다는데에 있다"
호프 사페즈의 지적대로 예술가는 생전에 제대로 평가받으며 영광을 누린 경우가 적었다.
역사를 되짚어 보면 모두 공감가는 부분일 것이다.
항상 시대를 앞서 나가야 한다는 긴장감과 계속 매력적인 예술가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영혼을
황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속에서 그동안 나는 의학품인 하얀거즈와 붕대 명 마 실크등의 홀치길염을 의도된 계획에 의해
우연의 효과를 극대화시킨 부분을 자랄서 패턴화 하였다.
홀치기(Tie-dye)는 침염을 1차 염색에서 많게는 5차까지 염색하였다.
하얀천은 고무줄,나무젓가락, 물 먹인 실 등으로 여러번 묶이고 침염되었던 것들을 바람과 그늘진 햇빛에 말린다.
마지막으로 염색된 천을 건조시킨후 고무줄을 풀면서 제미있는 문양이 쏟아져 나올 때 재미가 쏠쏠 하기도 하다.
어떤 때는 생각지도 목했던 문양이 나와서 신비한 체험을 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창작이란 많은 실전 경험을 통해서 얻게 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천에 염료가 잘 스며들어 번지는 듯한 홀치기염 문양이
추상의 극치를 자아내는 기쁨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때는 정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를 푸는 것처럼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한다.
작가로써 살아간다는 것이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평생 찾아가는 고난의 연속인 것 같다.
그 고난을 피하지 않고 딛고 일어섰을때 '작가'라는 호칭이 어울릴지 모르겠다.
부족하나마 열심히 준비한 이번 전시에 많은 분이 방문해 아낌없이 비평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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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일기를 읽으며 나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창작의 길
남과 달라야 하는 길
늘 낯설게 해야 하는 고통
평생 보이지 않는 무엇을 찾아가는 고난의 연속일지 모른다.
그게 바로 내얼굴을 찾는 일이 아닐까?
나만의 얼굴...나만의 창작품이 새롭게 나오는 그날을 위해
나는 오늘도 그 험난한 길을 포기하지 않고 걸어가리라.
찬찬히 서명이전을 바라보면서 경이로움을 느낀다.
이런 천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어 내는 작가의 창작력에 박수를 보낸다.
아..오늘 며칠 전 사 놓고 아직 읽지도 못한 신경숙 소설'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책을 읽기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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