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봄이 오는 길

비단모래 2009. 2. 15. 22:33

 

일요일  시골집 뒷밭에 있는 복숭아 나무 전지작업을

하고 왔다.

찬바람 이겨내며 겨울을 견딘 나무

더 좋은 열매를 위해

아낌없이 가지를 잘라냈다.

 

이제 봄이 오면

뒷동산엔 환하게 꽃불이 켜질테고

꽃지면 주먹만한 복숭아들이 단물품고 열릴것이다.

 

가지에 발갛게 물이오르는 걸 보면

복숭아 나무는 겨우내 봄맞이를 했을것이다.

예쁜 꽃잎도 준비해놓고 이파리도 만들어 놓고

봄 햇살 비치면 와르르 쏟아낼 것이다.

 

이렇게 봄이 오면 모든 세상은 새로워지는데

사람만 봄이와도...

떠난 사람은 봄이 와도 돌아올 줄 모른다.

참 무심하다.

 

아버님께 김치전에 소주한잔 올렸다.

김치가 참 맛있게 익는다.

작년 300포기의 김장을 하느라 무척 힘들었는데 이렇게 맛있는 김치를 먹으니

감사하다.

떡만두국을 끓여 드렸더니 잘 드셨다.

 

오후에 유방암 수술하신 형님을 뵈러갔다.

형님이 계신 암병동 6인실에는

모두 유방암으로 수술한 분들이 계셨다.

 

형님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 이제부터는 우리몸만 사랑하기"로 약속을 했다.

그게 지켜질른지는 모르지만.

 

형님께 짧은 편지를 드리고 왔다.

 

"형님~새 봄이 오고 있습니다. 늘 저의 아름다운 배경이 돼주신 형님께

새봄의 기운이 쏟아져 내리기를..."

 

삶이란 말에 ㅏ를 붙이면 사람이 된다.

사람...사람이 사는 일, 아무것도 아니고 정말 숨쉬기 운동을 가장 잘해야 한다는 것,

그 숨이 멈추면 세상 끝이란 것..

 

이제 정말 나도 내몸을 사랑해야 겠다.

참 불쌍한 내몸

주인 잘 못 만나 네번이나 배를 열고..도

사랑하지 못했던 내몸...내가 없음 세상 아무것도 없으니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내 몸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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